“경찰이 콜택시냐”…수험표까지 수송하는 모습에 ‘와글와글’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4. 11. 1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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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순찰차·오토바이로 수험생을 데려다 주는 것은 물론, 수험표까지 가져다주는 모습.

직장인 익명 플랫폼 '블라인드'에서는 이와 관련해 "수험생 호송이 이제 경찰 전통 업무냐", "긴급신고가 생기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현직 경찰관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다른 경찰관은 "오래 고생하는 일도 아니고 아침 잠깐인데 경찰이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며 "수험생 수송한다고 도둑을 안 잡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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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지난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가족이 경찰차를 타고 와 동생의 수험표를 가져다주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경찰이 순찰차·오토바이로 수험생을 데려다 주는 것은 물론, 수험표까지 가져다주는 모습. 해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날이면 등장하는 장면이다.

시험이 연에 한 번 치러지는 만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치안 서비스라는 시선도 있지만, 직무집행 범위를 벗어났다는 반론도 경찰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15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수능 당일인 전날 전국에서 수험생을 154차례 경찰차로 실어 날랐다. 또 집에 놓고 온 수험표도 9번이나 찾아주는 등 총 187건의 편의를 제공했다.

직장인 익명 플랫폼 ‘블라인드’에서는 이와 관련해 “수험생 호송이 이제 경찰 전통 업무냐”, “긴급신고가 생기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현직 경찰관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가 콜택시냐”, “돈도, 가오(폼)도, 자존심도 없다” 등의 자조 섞인 반응도 상당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일선 경찰관은 연합뉴스에 “수능이 아닌 다른 중요한 시험의 수험생들이 경찰에 특정 편의를 요구하지 않듯이 결국 본인 책임의 문제”라며 “경찰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자는 내부 의견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지난 14일 오전 수험생이 경찰차를 타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물론 수험생들에게 도움을 제공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다른 경찰관은 “오래 고생하는 일도 아니고 아침 잠깐인데 경찰이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며 “수험생 수송한다고 도둑을 안 잡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따르면 경찰의 업무는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보호나 범죄 예방 및 수사, 교통 단속 등으로 규정되어 있다.

경찰은 올해 수능 당일 시험장 주변 교통 관리를 위해 교통경찰, 기동대, 지역경찰, 모범운전자 등 1만1343명을 투입했다.

전문가는 단순 미담이나 일회성 이벤트 차원으로 볼 게 아니라 공론장에서 다뤄봐야 할 사안이라고 제언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국민의 생명을 담보할 만한 일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경찰관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유형의 일은 아니다”라며 “경찰이 충분히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어 “주민 편의라는 서비스 측면에서는 일부 타당성도 있기는 하다”며 경찰과 시민이 함께 공감할 업무 범위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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