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앞에 주자 두지 말아야" 日 22살 에이스, 대놓고 김도영 경계…ERA 1.38 초특급 영건도 의식한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한일전 선발 등판을 앞둔 일본의 22살 에이스 다카하시 히로토(주니치 드래곤스)가 김도영(KIA 타이거즈)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기세가 좋은 타자다. 앞에 주자를 쌓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15일, 대망의 한일전이 열린다. 한국은 14일 '2024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B조 오프닝라운드 두 번째 경기에서 쿠바를 상대해 8-4 승리를 거뒀다. 13일 대만전 2-6 패배의 충격을 극복했다. 일본은 13일 일본 나고야 반테린돔에서 호주와 B조 오프닝라운드 첫 경기를 치렀다. 14일에는 나머지 오프닝라운드 경기가 열릴 대만으로 건너왔다.
쿠바전의 주인공은 김도영이었다. 김도영은 쿠바를 상대로 4타수 3안타(2홈런) 5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승리를 이끌었다. 2회 6득점 빅이닝을 만든 주인공이기도 했다. 김도영은 2-0으로 앞선 2회말 2사 만루에서 쿠바 에이스이자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인 리반 모이넬로(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상대로 그랜드슬램을 쏘아올렸다.
김도영은 5회 우중간 타구로 2루까지 내달리는 빠른 발과 과감한 주루 판단력을 발휘했다. 7회에는 7-1에서 8-1로 달아나는 솔로 홈런 또한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여러 차례 호수비를 펼치며 투수들을 도왔다.
일본 언론들도 김도영을 주목했다. 경기 후 스포츠닛폰은 "한국이 쿠바전에서 2회 2사 상황에서 6점을 뽑아냈다. 만루 찬스 때 김도영이 좌익수 뒤쪽으로 넘어가는 홈런을 쳤다. 전날 대만전 패배의 충격을 날려버리는 한 방이 나왔다. 한국은 2회에만 6점을 뽑아내며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고 짚었다.
풀카운트는 "김도영은 KIA 소속으로 뛰고 있다. 프로 입단 후 메이저리그도 주목하는 인재였다. 그리고 올 시즌 단숨에 도약에 성공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김도영은 이번 시즌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한 모이넬로에게 홈런을 쳤다. 일본 팬들도 충격에 빠졌다"고 소개했다.
15일 한일전을 준비하는 다카하시 역시 김도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다카하시는 김도영에 대해 "정말 기세가 좋은 타자다. 앞에 주자를 두면 안 된다. 도루 능력도 뛰어나다. 내가 우위에 있을 수 있도록(경기를 운영해야 한다)"이라고 밝혔다.
다카하시는 프로 1년 만에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 발탁된 인재다. 2022년 시즌 19경기 116⅔이닝 동안 6승 7패 평균자책점 2.47을 기록했는데, 이 과정에서 무려 134개의 삼진을 잡았다. 이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을 바탕으로 어린 나이와 짧은 프로 경력에도 WBC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었다.
프로 3년차인 올해는 재능이 만개했다. 21경기에서 12승 4패로 처음 두 자릿수 승리를 올렸다. 평균자책점은 1.38로 양대 리그 12개 구단을 통틀어 1위. 올해 일본 프로야구에서 규정이닝을 채우고 1.50 미만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다카하시 뿐이다. 투고타저 시즌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눈에 띄는 성적이다. 게다가 다카하시의 소속 팀 주니치는 올해 60승 8무 75패에 그쳤다. 다카하시의 존재가 한 줄기 희망이었다.
WBC와 달리 프리미어12에서는 에이스를 맡게 됐다. 타이베이돔 마운드는 처음이지만 먼저 경험한 대표팀 선배 도고 쇼세이(요미우리 자이언츠)에게 조언을 구했다. 도고는 올해 3월 요미우리의 평가전 때 타이베이돔 마운드를 밟았다. 다카하시는 "도고 선배에게 감각이나 분위기를 들어봤다. 도쿄돔 같은 좋은 마운드라고 하더라. 부정적인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도쿄돔도 마운드 자체는 좋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왼손투수 최승용을 선발로 예고했다. 최승용은 "일본이라고 특별한 건 없다. KBO리그에서 던질 때처럼 하겠다. 구체적인 목표도 없다. 내가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패기 있게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은 오프닝라운드 첫 두 경기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대만이 2승으로 치고 나간 상태라 한국이 슈퍼라운드에 진출하려면 일본전 승리가 꼭 필요해졌다. 여기서 지면 복잡한 '경우의 수'를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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