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유방암, 식도암...암 걱정되면 좋아하는 운동부터 시작하라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흐르는 물 등에 의해 계속 움직이는 돌에는 이끼가 낄 틈이 없듯이 끊임없는 활동이나 변화가 부정적인 영향이나 침체를 막는다는 뜻이다.
이를 사람의 신체에 적용해보면 활동적인, 즉 몸을 잘 움직이는 것은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여기서 신체 활동은 일상생활에서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는 것도 포함되지만 여가 시간에 하는 운동이 중요하다.
암, 국내 사망 원인 1위 질병
특별히 시간을 내서 꾸준히 운동을 하면 건강에 여러 가지 이점이 있는데 특히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뚜렷하다. 각종 암은 우리나라에서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는 질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암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 당 162.7명으로 전체 사망 원인의 22.4%였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암을 막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될까. 전문가들은 "운동은 체중을 조절하고, 인슐린을 줄이고, 면역 체계를 강화해 각종 암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운동은 암에 걸렸더라도 치료를 받는 동안에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미국암학회와 국립암연구소 과학자들은 144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운동이 13가지 종류의 암 위험을 낮추는 것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운동은 각종 암 발생 위험 낮춰
사실 이전의 연구들은 신체 활동과 암 위험 사이에 연관성을 발견했지만 대부분의 암 종류에서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그동안의 연구에서는 대장암과 유방암, 자궁내막암은 운동으로 그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증명됐다.
그런데 지난 5월에 나온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여가 시간에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3가지 암 외에 식도암, 간암, 위암, 신장(콩팥)암, 골수성 백혈병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 운동은 다발성골수종, 혈액암, 두경부암, 직장암, 방광암, 폐암 위험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중간에서 격렬한 강도의 운동의 영향을 탐구한 것이다. 그렇다면 바쁜 일상을 보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느 정도 운동을 해야 암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암 예방하려면 얼마나 운동해야 하나?
전문가들은 "운동을 한다고 마라톤 선수처럼 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이들에 따르면 시속 3마일(약 4.83㎞) 또는 1마일(1.6㎞) 당 20분 정도로 걷는 것이 중간 강도의 운동으로 간주된다.
미국암학회는 성인에게 매주 이런 중간 강도의 운동을 150분, 더 강도가 높은 운동은 75분 정도 할 것을 권장한다. 일주일에 5일, 30분 동안 점심시간에 걷기만 해도 권장 활동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연구에 의하면 운동은 신체 크기에 관계없이 암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왜 그럴까?
운동이 암 위험을 낮추는 방법 중 하나는 적정 체중을 유지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다른 많은 생물학적 과정은 체중과 무관한 운동의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운동은 에스트로겐 및 인슐린 수치를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두 가지 모두 일부 유형의 암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가 놀라운 점은 운동이 이렇게 많은 암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며 일부 암은 발생 위험이 20% 이상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장암, 유방암, 자궁내막암 외에 운동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10여 가지 암을 추가로 발견한 것은 대단한 결과"라며 "또한 흡연 여부(폐암 제외)에 관계없이 모든 체중의 사람들에게 광범위하게 일반화할 수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고 말한다.
좋아하는 운동 꾸준히 하는 게 암 예방 비결
이 연구는 운동이 암 예방에 훨씬 더 광범위한 이점이 있을 수 있다는 증거 기반을 크게 강화했다. 또한 의료 전문가들이 모든 개인이 신체적으로 활동적인 생활 방식을 채택하도록 장려해야 한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암학회 연구팀은 "이 연구가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조깅, 댄스 등 사람들이 활동적으로 운동을 하는 데 더욱 동기를 부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좋아하는 운동을 찾아서 활동적으로 사는 게 암 없이 건강하게 사는 비결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권순일 기자 (kstt77@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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