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은 왜 뒤늦게 ‘대통령 공천개입’ 밝힐까? [11월15일 뉴스뷰리핑]

권태호 기자 2024. 11. 1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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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11.15) 아침신문 1면에는 △수능 평이(5곳) △삼성전자 주가 5만원 무너져(4곳) △3번째 ‘김건희 특검’ 통과(3곳) △트럼프, 법무장관에 극우 강경파(2곳) △이재명 대표, 오늘 선거법 1심 선고(2곳) 등의 기사가 주요하게 실렸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이준석의 ‘대통령 공천 개입’ 폭로
② 시선, 클릭!
-당뇨병 환자 늘어
- 강릉-부산 고속철 연말 개통
- 게임쇼 입장에 2시간 기다려
- 잠실 낙엽 모아 남이섬 뿌려
③ Now and Then : 걱정말아요 그대(이적, 2004)

① 차이의 발견

# 이준석의 뒤늦은 폭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어제(14일) 국민의힘 대표 시절 치러진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특정 시장 후보자 등의 공천 문제를 언급했다는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상당한 파장이 우려되지만, 이젠 웬만한 일에도 국민들이 잘 놀라지 않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천 개입 의혹’이 터진 지 두 달이 지났는데, 이 의원은 왜 지금 뒤늦게 이를 폭로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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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준석 의원 폭로 내용

- 이 의원은 어제 외국 출장을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기자들과 만났습니다. 유명 정치인이 출입국할 때, 일부 기자들이 기다리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 이 의원에게 뚜렷한 이슈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기다리던 기자들이 몇 명 되지도 않았습니다.

- 그런데 이 의원이 그 자리에서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내용을 밝혔습니다. 이 의원이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 폭로한 내용은 크게 3가지입니다.

1) 구청장에 특정후보 공천 요청

- “서울의 어떤 구청장 공천은 ‘지금 있는 사람들이 경쟁력이 없으니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공천을) 주는 게 좋지 않냐’고 말씀하신 적도 있다.” => 김태우 강서구청장으로 밝혀짐

2) 도당위원장 부탁 받고, ‘시장 공천’ 요청

-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느 도당 위원장이 ‘이준석이 말을 안 듣는다’고 대통령에게 읍소해서 대통령이 저에게 특정 시장 공천을 어떻게 해달라고 하신 적도 있고,”

- “(도당 위원장이) ‘당대표가 자꾸 자기한테 태클을 건다’고 해서 당시 대통령 당선자가 저한테 ‘그건 시도당 위원장이 하라는 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는 상황이었다. 제가 당선자에게 ‘시도당 위원장이 오히려 문제 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거고, 저랑 원내대표의 뜻이 일치한다고 얘기해 (당선자의) 그 뜻을 돌려세워 놨다”

3) 안철수 단수공천 요청

- “윤 대통령에게 안철수 의원 관련 문제를 묻자, 윤 대통령이 ‘안철수를 (단수) 공천을 줘야 한다’고 얘길했다. 나는 경선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2. 당시 상황, 어떻게 됐나?

1) 김태우 구청장

- 이 의원이 공개한 윤 대통령의 공천 관련 3가지 요구사항 중, 1)번은 관철됐고, 2)번은 좌절됐고, 3)번도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3)번의 경우는는 당시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해 윤 대통령 당선에 크게 기여한데다 경쟁력에서도 뒤처지지 않아 당내에서 크게 이견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1)번의 경우는, 당내에서 반발이 꽤 많았으나, 결과만 보면 이를 뚫고 관철시킨 것에 가깝습니다.

- 이 의원은 해당 후보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윤 대통령이 공천 주라고 언급한 이는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라는 것이 이날 오후 늦게 곧바로 알려졌습니다.

- “윤 대통령이 당시 이준석 대표를 거치지 않고 박성중 서울시당위원장을 통해 강서구청장 후보로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을 추천했다”(당시 국민의힘 공천 핵심관계자, CBS)

- “2022년 4월 말 윤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윤 대통령이 ‘김태우 후보를 뛸 수 있게 하면 경쟁력이 있어서 구청장이 될 것이다. 지도부에 연락해 이미 박성중 의원한테 김태우를 살펴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기존에 떨어졌던 사람들이 다시 출마하면 민주당만 좋은 일이다. 그렇게는 안되게 해달라’고 했다. 김태우 후보를 경선 대신 단수 공천으로 해주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강서구 당협위원장들이 김태우 후보 공천에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도 후보가 돼 대통령 의중이 강하다고 생각했다”(당시 핵심관계자 A씨, JTBC)

- 당시 서울시당위원장이었던 박성중 의원은 ‘윤 대통령의 연락을 받은 적이 있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 대통령의 전화 1주일 뒤, 김태우 후보는 단수 공천을 받았습니다.

검찰 수사관 출신인 김태우 후보는 2018년 12월,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비위를 폭로했습니다. 당시 김태우 수사관은 이를 공익신고라고 했으나, 당시 청와대는 “징계 위기에 놓여 폭로를 했다”며 비난했습니다. 2019년 1월 해임당했고, 2020년 미래통합당에 입당해 강서구을 지역구에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민주당 진성준 후보에 밀려 낙선했습니다. 그리고 2021년 8월, 윤석열 후보 캠프에 합류했습니다.

- 그런데 당시 김태우 후보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당해, 선거일 직전인 2022년 3월29일,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상황이어서 공천을 받아 당선이 되더라도 재보궐 가능성이 컸습니다. 이런 이유로 당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컸던 것입니다. 그러나 김태우 후보는 강서구청장 예비후보로 등록해 공천을 받아냅니다. 그리고 6월1일 지방선거에서 접전 끝에 당선됩니다.

- 김태우 구청장은 예상대로, 1년 뒤인 2023년 5월18일, 대법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확정돼 구청장직을 상실합니다.

- 그리고 윤 대통령은 판결 3개월이 지나지 않은 8월15일 특별사면합니다.

- 그리고 사흘 뒤인 8월18일, 김태우 전 구청장은 보궐선거에 다시 예비휴보로 또 등록합니다. 이때는 당내에서 ‘말이 안된다’며 반발이 많았고, 대부분 예상도 곧 그만둘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너무나 비상식적이었기 때문입니다.

- 그러다 당내 지도부 기류가 갑자기 변해, 김태우 후보가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고, 전략공천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국민의힘 소속 당협위원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하자, 급히 경선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김태우 후보가 경선에서 이겨, 2023년 9월17일 강서구청장 국민의힘 후보가 됩니다. 그러나 논란이 많았던데다,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40억 애교” 발언 등 헛발질을 계속하면서 선거를 하기도 전에 패배가 예상됐습니다.

- 그리고 예상대로, 민주당 후보에 17.15%P차로 완패합니다. 강서구 모든 행정동에서 다 졌습니다.

- 그리고 당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두 달 뒤, 책임을 지고 사퇴합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처음엔 김태우 후보 공천을 반대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 이준석 의원은 2022년 6월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 대해서만 이야기했지만, 더 문제가 되는 것은 김기현 대표 시절인 2023년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어떻게 개입했는지가 관건입니다. 일부에서 변명으로 이야기하는, ‘당선자는 공무원이 아니다’에도 해당되지 않는 시기입니다.

2) 포항시장 특정후보 공천 시도

- 이 의원이 거절한 것은 포항시장 후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당시 경북도당 위원장은 김정재 의원(포항 북구)입니다.

- 당시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이강덕 시장이 아닌 특정 인사를 공천해달라고 직접 요청했다는 게 이 의원의 말입니다.

- 그런데 당시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미 재선을 한 상태였고, 마지막 3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 포항에서는 국민의힘 공천을 받으면, 누구라도 당선될 가능성이 높긴 합니다.

- 그런데 4월22일, 국민의힘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포항시장 경선대상에서 지지율 1위인 이강덕 현시장을 컷오프시킵니다.

- 당시 이강덕 예비후보는 즉각 불복하면서 재심을 청구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예측한 일이었지만 공정과 상식에 어긋나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경선 발표다.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유지했고, 2위 후보와 2배 이상 압도적으로 지지를 얻고 있는 상황에서 컷오프된다는 건 상식적으로 인정할 수 없는 일이다”

- 재심은 하루만에 받아들여져, 이강덕 시장은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고, 4파전 경선에서 52%를 얻어 후보가 됐고, 본선에서는 77% 득표로 3선에 성공합니다.

3. 이준석은 지금 왜 이를 공개하나?

1) 이준석 조사 방침 보도

- 지난 12일 창원지검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개혁신당 의원)를 조사할 방침이라는 보도가 나옵니다.

- 명태균씨의 공천 개입에 이들이 관여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것입니다.

- 그러면서 이준석 의원이 명씨에게 보냈다는 카카오톡 대화 내역이 언론을 통해 공개됩니다. 2022년 5월9일 오전 0시20분께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명씨에게 “윤(석열) 당선인이 김영선은 경선을 해야 한다더라”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입니다.

- 그리고 명씨는 검찰에서 “공천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경선을 치를 수도 있다’는 이 의원 말에 윤 대통령에게 연락하게 됐다“ ”대통령과 통화 중 공천관리위원회를 언급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걸 윤상현으로 바꿔 과장해 말했다” 등의 진술을 했다는 보도도 나옵니다.

2) 검찰 수사방향에 대한 의문

- 이 보도는 검찰이 일부 언론에 흘린 것으로 봐야 합니다.

-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마치 윤 대통령은 ‘경선 원칙’을 이야기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윤 대통령은 별다른 역할을 한 바 없는 것으로 수사 방향을 잡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입니다.

- 명씨의 의혹 방향을 윤석열-김건희가 아닌 김종인-이준석에게로 돌리려는 의도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냅니다.

- 이준석 대표가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을 언급한 것은, 이런 흐름에 대한 1차 경고로 보입니다.

- 검찰이 통화녹음도 나온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조사없이, 계속 옆길로 어떻게 새어나가 보려는 시도만 계속 한다면, 사태를 더 키우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3) 이준석은 얼마만큼 알고 있나?

- 이준석 대표가 지난 2021년 원희룡 당시 대선 경선후보와 ‘통화 녹음’을 공개해 논란을 빚은 바 있습니다. 그때 정치인이 서로 통화하는 내용을 녹음하는 게 옳으냐는 지적이 일부 있었습니다.

- 당시 이 대표는 원 후보를 향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딱합니다”라고. 그러면서 “(국회) 말진(기자)들을 한 번 보시라. 그 기자들 다 통화 자동녹음된다”고 말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통화가 자동으로 녹음되는 기능을 상시적으로 켜두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를 나이든 정치인들이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 그렇다면, 지금까지 이준석 대표가 통화한 내용은 컴퓨터 클라이드에 다 보관돼 있을 겁니다. 거기에는 윤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도 있을 겁니다.

- 이 대표가 두 달 전, 명태균씨의 공천 개입 의혹이 불거졌을 때, 그때부터 이를 제대로 공개해 의혹을 풀도록 하지 않았는지 안타까운 대목이기도 합니다. 이 대표는 지금이라도 모든 사실을 공개해 국민들의 의수심을 해소하는 것이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라 생각됩니다. 마치 게임하듯 상대방 움직임을 봐가며 카운터 펀치를 먹이는 듯한 태도는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4. 대통령실 반응

-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아직 대통령에게 사실관계를 묻지 못한 것 같습니다.

5. 사설

- 어제 3번째 ‘김건희 특검’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아마도 윤 대통령은 또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국민의힘은 그동안 당내 분란을 일으켰던 ‘특감’(특별감찰관)을 어제 결의했습니다.

한겨레 = 특감으로 '김건희 특검' 막겠다는 여권, 민심은 안 무섭나

경향 = 김건희 특검법 세번째 통과, 윤 대통령 '성난 민심' 직시해야

한국 = 야 '김건희 특검법' 세 번째 처리… 여 '보이콧' 능사 아니다

동아일보 3면 그래픽

② 시선,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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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릉-부산 고속철 연말 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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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실 낙엽 모아 남이섬 뿌려

③ Now and Then

- 오늘 노래는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2004)입니다. 원래 전인권(2002)의 노래인데, 이를 이적이 리메이크해 ‘응답하라 1988’ OST로 쓰인 곡입니다. 전인권이 당시 아내와 이혼한 뒤,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라는 말에 실패나 좌절에 빠졌던 청년들을 많이 위로하는 곡입니다.

[Infinite Challenge] 무한도전 - Lee Juck's a surprise stage! 2016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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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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