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님 감사합니다”…‘동생 살인’ 60대, 부실 수사 경찰에 황당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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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생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이 결심공판에서 사건 초기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단순 자살로 종결한 당시 형사에게 황당한 감사 인사를 남겼다.
14일 청주지법 형사22부(오상용 부장판사)는 청주에서 남동생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형 A(60대)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증인 신문 과정에서 A씨의 무죄를 입증할 만한 단서가 나오긴커녕 사건 초기 경찰이 부실 수사를 했던 정황이 적나라하게 공개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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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생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이 결심공판에서 사건 초기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단순 자살로 종결한 당시 형사에게 황당한 감사 인사를 남겼다.
이날 해당 사건 초기 수사를 맡고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던 B 경감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B 경감은 당시 ‘타살이 의심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에도 탐문 수사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피고인의 윗집(빌라 2층)에 사는 주민 C씨에 대해서만 유일하게 조사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C씨는 사건을 목격하거나 듣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B 경감은 사건 당일 근처 CCTV에 등장한 핵심 목격자인 이웃 주민 D씨를 상대로는 탐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B 경감은 수사 등을 제대로 하지 않다가 1년 만에 해당 사건을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했다.
B 경감은 오 부장판사가 “일반적으로 사건이 나면 이웃들한테 시끄러운 소리가 났는지 물어보지 않냐”고 묻자 잘못을 시인하며 “꼼꼼히 확인하지 못했고 후회하고 있다”고 답했다.
B 경감이 신문 절차를 마치고 증인석에서 일어나자 A씨는 “형사님 감사하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재판 과정을 짚어보면 무죄를 주장하는 A씨의 감사 인사는 다소 황당한 것이었다.
증인 신문 과정에서 A씨의 무죄를 입증할 만한 단서가 나오긴커녕 사건 초기 경찰이 부실 수사를 했던 정황이 적나라하게 공개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날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사건 당일 방에서 숨져 있는 동생을 발견해 112에 신고를 했던 것뿐”이라면서 “정신병을 앓았던 피고인에게 자해 경력이 있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죄가 합리적 의심 없이 모두 규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A씨는 2022년 6월 3일 청주시 사직동 자택(빌라 1층)에 술을 마시고 돌아와 함께 살던 50대 후반의 동생을 마구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은 사건 초기 단순 자살로 종결 처리됐다가 검찰의 재수사 지시에 따라 지난 5월 담당팀을 교체했다. 이후 바로 옆집에 거주하던 사건 목격자 D씨를 찾으면서 A씨는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한편 B 경감과 당시 수사를 맡은 C 경장은 각각 감봉 3개월과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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