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한 수능 기도”… 서양인에겐 신기한 K-문화[도시풍경]

백동현 기자 2024. 11. 1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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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1월 중순이 되면 대한민국의 수험생과 그 가족들에게는 일생일대의 큰 날이 찾아온다.

특히 수능 날 아침, 서울 조계사와 같은 주요 사찰에는 자녀의 합격을 기원하는 부모님들이 모여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이 연출된다.

이러한 수능 날 풍경은 한국의 독특한 교육 문화와 부모들의 강한 기원 의식을 잘 보여준다.

관광 일정에 조계사 방문은 있었겠지만 그날이 수능 날인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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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풍경

사진·글=백동현 기자 100east@munhwa.com

매년 11월 중순이 되면 대한민국의 수험생과 그 가족들에게는 일생일대의 큰 날이 찾아온다. 바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다. 특히 수능 날 아침, 서울 조계사와 같은 주요 사찰에는 자녀의 합격을 기원하는 부모님들이 모여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이 연출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처럼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학부모들이 사찰이나 성당을 찾아 기도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조계사 앞에는 소망의 촛불과 향이 줄지어 놓이며,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부모님들의 진심 어린 마음이 사찰 곳곳을 가득 메운다. 다른 불교 국가들에서도 중요한 시험이나 전환점마다 사찰을 찾는 문화가 있긴 하지만, 한국처럼 학부모와 수험생이 대규모로 특정 장소에 모여 기도하는 모습은 드물다. 예를 들어, 태국이나 일본에서도 입시 철이 되면 학문과 관련된 신 또는 불상을 모신 사찰이나 신사를 방문해 합격을 기원하는 풍습이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대규모로 부모들이 사찰을 찾고 사회 전체가 시험 당일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문화는 독특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풍경은 서양인들에게 신기하고 낯선 모습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서구권에서는 일반적으로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사찰을 찾거나 기도하는 문화가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시험을 국가적 행사처럼 여기는 분위기도 매우 특별하게 다가온다. 이러한 수능 날 풍경은 한국의 독특한 교육 문화와 부모들의 강한 기원 의식을 잘 보여준다. 서양의 관점에서 보면 신비롭게 느껴지는 이 모습은, 한국 사회의 깊은 가족애와 교육에 대한 열정을 담아낸 특별한 장면이다.

■ 촬영노트

2025학년도 수능이 치러진 14일 아침부터 조계사를 찾은 학부모들로 인해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한 대웅전 밖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신기한 듯 사진을 찍는다. 관광 일정에 조계사 방문은 있었겠지만 그날이 수능 날인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특별한 날 찾은 한국의 독특한 문화를 목격한 운 좋은 관광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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