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먹으려 차량 몰려 도로가 주차장 될 판…"더 이상 부러울 게 없다"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11. 1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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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에는 한 나라의 사회 정치 경제가 은연중에 녹아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중국에서도 게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 게보다 더 맛있는 음식은 없다고 말한다.

반면 중국에서는 단연코 상해 부근 양징호에서 나오는 민물 게인 대갑게(大甲蟹)가 최고라고 힘주어 말한다.

특히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늦가을 초겨울이면 그 맛이 최고라고 하는데 중국 경제가 발전한 요즘에는 게 먹으러 가는 도로에 차량이 몰려 주차장으로 바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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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중식삼림(中食森林)] 맛 따라 세월 따라 돌고 돈 별미 - 상해 대갑게
 

음식에는 한 나라의 사회 정치 경제가 은연중에 녹아 있다. 중국 음식도 예외가 아닌데 세계로 퍼진 중국 음식 속에는 현지의 문화와 역사까지 곁들어 있다. 지구촌 중국반점의 요리를 통해 중국 본색을 알아보고 세상을 들여다본다.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중국에서도 게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 게보다 더 맛있는 음식은 없다고 말한다. 옛날부터 그랬다.

당나라 시인 이태백은 게 집게발은 영원히 살 수 있는 신선의 불사약(不死藥)과 같다고 했다. 달빛 아래 홀로 술을 마신다는 『월하독작(月下獨酌)』이라는 시에서 호수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를 술친구로, 게 다리 안주 삼아 술을 마시다 물에 빠져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런데 그 후 신선이 됐다나 뭐라나 그런 전설이 전해진다.

4세기 진(晉)나라 때 재상 필탁은 뱃머리에 술독 가득 싣고 게를 안주 삼아 마시고 먹을 수 있다면 그 이상 만족스러운 인생은 없을 것이라고 했으니 옛사람들의 게 사랑이 정말 진했다. 

이들이 맛있다고 먹었던 게는 과연 어떤 게였을까?

이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게가 있으니 게라고 다 같은 게가 아닐 것인데 그러면 지구상에서 제일 맛있는 게는 어떤 게일까?

시대에 따라 다르고 또 지역에 따라 다를 것이니 딱히 어느 게가 최고라고 꼽을 수는 없겠다. 이를테면 우리나라 서해에서는 꽃게를, 동해에서는 대게를 꼽을 것이고 북한 함경도에서는 털게를 꼽을 것 같다.

또 일본에서는 홋카이도 가니(대게)를, 동남아는 맹그로브 크랩, 미국 서부는 킹크랩, 동부는 블루크랩을 주장할 것이다.

순서대로 꽃게, 털게, 블루크랩. 출처 : 게티이미지

반면 중국에서는 단연코 상해 부근 양징호에서 나오는 민물 게인 대갑게(大甲蟹)가 최고라고 힘주어 말한다. 특히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늦가을 초겨울이면 그 맛이 최고라고 하는데 중국 경제가 발전한 요즘에는 게 먹으러 가는 도로에 차량이 몰려 주차장으로 바뀐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한테는 낯설지만 사실 상해 대갑게가 맛있기는 맛있다. 크기는 어른 주먹만 한 것이 그다지 크지도 않기에 먹을 것이 별로 없을 것 같지만 얇은 게 껍질 속에 살이 꽉 차 있어 풍부한 데다 게살이 탱글탱글 살아 있어 식감도 좋다. 또한 마치 잘 삶은 밤을 먹는 것 같은 맛과 풍미가 느껴지기에 대게나 꽃게 혹은 털게를 먹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대갑게. 출처 : 바이두

대갑게는 가격도 만만치 않다. 지금은 대량 양식으로 가격이 많이 저렴해졌다고 하던데 꽤 오래전이지만 예전에는 달랐다. 상해의 전문점에서 대갑게를 주문하면 한 접시에 어른 주먹만 한 크기의 대갑게 두 마리가 달랑 놓여있고 새우찜이 곁들여 나왔는데 그 값이 당시 북경의 가정부 반 달 치 월급에 해당됐다. 물론 중국 경제가 아직 도약하기 전인 2000년대 초반의 상황이다.

중국인들이 상해 대갑게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는 그들의 게 먹는 모습에서도 엿볼 수 있다. 껍질에 붙어있는 손톱만 한 크기의 작은 살점마저도 살뜰하게 발라 먹는데 주먹 크기의 대갑게를 다 먹은 후에는 게 껍질만 한 숟가락에 소복이 쌓을 수 있을 정도다. 홍콩에서는 대갑게를 다 먹고 난 후 그 껍질을 붙여 대갑게를 다시 복원해 놓았다는 전설도 있다.

중국인들이 이렇게 애지중지 소중하게 먹는 대갑게인데 중국에서 대갑게가 명성을 떨친 것은 상당히 오래전부터라고 한다.

대갑게. 출처 : 바이두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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