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트럼프 2기 美 증시 수혜 종목은 빅테크·방산·금융”

이슬아 기자 2024. 11. 1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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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후 유에스스탁 이사 “감세와 규제 완화로 기업 이익 증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미래 사업 분야와 관련해 직접 규제를 풀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기존에 수익으로 계산되지 않던 신사업들이 테슬라 실적에 숫자로 반영될 것 같다. 현재 테슬라 시가총액은 1조 달러(약 1404조5000억 원)가 좀 넘는데, 잘하면 내년 연말에 2조 달러(약 2809조 원)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안동후 유에스스탁 이사가 11월 12일 인터뷰에서 테슬라 주가를 전망하며 한 말이다. 최근 테슬라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을 기업으로 꼽히며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트럼프는 대통령 당선 직후 머스크를 "슈퍼 천재"라고 치켜세웠고, 차기 내각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수장으로 전격 발탁했다. 이와 관련해 안 이사는 "테슬라를 보는 관점을 달리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안 이사는 1999년 현대증권(현 현대차증권)에 입사해 프라이빗뱅커(PB) 등을 지낸 뒤 2017년 유에스스탁으로 자리를 옮겼다.

안동후 유에스스탁 이사. [이상윤]

"트럼프 2.0 핵심, AI 기반 군사력·패권 유지"

최근 뉴욕증시 흐름은 '트럼프 랠리'로 요약되는데.

"트럼프 2기 정부는 인공지능(AI) 기반의 군사력 강화, 이를 통한 글로벌 패권 유지를 거시적 목표로 한다. 그렇다 보니 AI나 방산 종목을 중심으로 상승장이 이어지고 있고, 또 이 목표를 뒷받침하려면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JP모건, 골드만삭스 같은 금융주가 급등하는 추세다. 이러한 근본적인 정책 구상을 바탕으로 최근 증시를 이해하면 된다."

이런 흐름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 시장에는 센티먼트(기대심리)와 투기 경향이 상당히 짙다. S&P500 지수 밸류에이션이 약 22.2배인데, 과거에 많이 올라봤자 23배 후반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게 상승한 것이다. 그럼에도 연말까지 S&P500이 6100까지 오를 가능성이 꽤 있어 보인다. 원래 주식시장이라는 게 밸류에이션을 높게 주고, 그 뒤에 실적이나 성과가 따라오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라서 일단 상승한 후에 세부 판단이 이뤄질 것 같다. 또 월가도 트럼프표 감세 정책에 따라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이 평균 4% 증가할 것이라 보고 있기 때문에 애널리스트들이 기업 EPS 전망치를 상향함에 따라 더 오를 여지가 있다."

빅테크는 구체적으로 어떤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나.

"우선 AI 개발 규제가 풀린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안전한 AI'를 강조하면서 기업이 AI를 개발할 경우 관련 내용을 정부에 보고하도록 했다. 그것을 트럼프가 폐기하겠다고 해 기업들이 좀 더 자유롭게 AI를 개발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된 것이다. 또 빅테크가 AI 스타트업을 쉽게 인수합병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은 빅테크가 뛰어난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인수하려 해도 규제 때문에 불가능했다. 그러다 보니 우회적으로 그 기업 CEO나 특정 팀을 데려가는 상황이었다. 이제부터는 이런 규제의 벽이 많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FSD 구매 증가에 이연매출도 반영

특히 테슬라 상승세가 무서울 정도다.

"머스크가 정치적 영향력을 갖게 되면서 그의 사업 구상이 예상보다 일찍 현실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막연한 기대감은 아니고 실적에도 구체적인 숫자로 찍힐 것 같다. 테슬라 전기차를 살 때 따로 구매하는 FSD(완전자율주행)는 기존에 채택률이 15%에 불과했다. 구독률도 12%밖에 안 됐다. 그런데 이 시장이 더 빨리 열리면서 FSD 채택률과 구독률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지금까지는 이 매출의 절반이 이연매출(선수금·대차대조표상 부채)로 잡혔지만, 앞으로는 모두 반영되면서 한꺼번에 테슬라 수익성을 끌어올리지 않을까 싶다."

테슬라를 '전기차 기업'으로만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뜻으로 들리는데.

"그렇다. 구상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원래대로라면 규제 때문에 지연될 수 있었다. 그런데 머스크가 자기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펼칠 수 있는 장이 마련됐기 때문에 자율주행, 로봇, 우주 같은 신사업 분야에서도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뿐 아니라 옵티머스의 경우도 현재는 실적에 반영이 안 되고 있는데, 내년 실적에 얼마만큼 멀티플을 줄 것인지, 그렇다면 테슬라 주가는 어떻게 리레이팅(재평가)될 것인지 등이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빅테크 안에서도 희비가 엇갈릴까. 미국 '뉴욕타임스'는 과거 트럼프와 악연을 가진 구글이 혜택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시적으로 보면 그런 부분이 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반(反)독점과 관련해서는 강하게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구글도 AI를 베이스로 하고, 그런 기업을 분리할 경우 동력이 떨어지면서 '미국 패권 유지'라는 거시적 목표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기조가 과거 '아메리카 퍼스트'에서 이번에는 '아메리카 온리'로 가고 있는 상황이라서 빅테크에 대해서는 아마 통합된, 우호적 분위기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반도체는 '자국 기업 밀어주기'라는 호재와 '대중(對中) 수출 규제'라는 악재가 공존하는 상황으로 보이는데.

"파운드리 쪽에서 인텔을 지원하려 했지만, 상황이 예상보다 안 좋아 매각이 거론되고 있다. 따라서 아직까지 '밀어주기' 수혜는 불분명하다. 오히려 그 연장선에서 트럼프가 대만 TSMC를 압박하면서 반도체 공급망 불안정, 경쟁력 약화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첨단 반도체 기술이 중국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발언해 반도체는 전체적으로 전망이 흐리다. 반도체 기업이 대부분 30%가량 대중 수출 비중을 갖고 있어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제(현지 시간 11월 11일)도 반도체주는 소폭 조정을 받았다."

야데니리서치 "트럼프 집권기 S&P500 1만 도달"

기술주 외에도 트럼프 장세에서 눈여겨볼 만한 섹터가 있다면.

"앞서 언급한 금융이다. 트럼프는 '프리 월스트리트'라는 슬로건 하에 금융 규제를 많이 풀고자 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은행들이 추가로 자본을 확충하기 위한 사업을 거의 할 수 없었는데, 트럼프는 은행들의 자본 비율을 완화하고 그들이 레버리지를 일으켜 부수적으로 돈을 벌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려 한다. 그래서 대표적 미국 금융주 ETF(상장지수펀드)인 '파이낸셜 셀렉트 섹터 SPDR(티커명 XLF)'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듯하다. 또 다른 규제 완화 수혜 섹터인 핀테크(금융+기술), AI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AI 전력 인프라 쪽도 괜찮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 구상의 다른 한 축인 방산 쪽에서는 소규모지만 '글로벌X 디펜스 테크(SHLD)'가 좋아 보인다. 여기에는 최근 엄청난 주가 상승세를 보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가 포함돼 있다. 팔란티어의 AI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는 군사 분야에 주로 사용된다. 둘 사이 시너지 효과에 투자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는 트럼프표 정책이 증시에 긍정적이기만 할까.

"실제로 중국에 대한 60% 관세를 행정명령으로 당장 실행하면 물가는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 장기국채금리가 5%를 넘길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이렇게 단기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은 트럼프도 이미 알고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자신이 추진하고자 하는 방향의 정책을 집행하면 장기적으로는 목표대로 해외 기업들이 미국으로 들어오고, 감세로 기업이 돈을 많이 벌면서 미국이 경제적으로 부흥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있는 것이다. 그게 잘 될지 안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잠깐의 인플레이션을 견디면 기업들이 돈을 벌어 메울 수 있다는 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시나리오다. 어제 야데니리서치가 트럼프 집권 시기에 S&P500이 1만까지 갈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트럼프 랠리, 지금 올라타려는 투자자에게 조언한다면.

"가격부터 보면 너무 많이 오른 듯해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섹터들 안에서 밸류에이션이 낮은 기업은 가격이 뛰었어도 앞으로 돈을 많이 번다는 뜻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들어가도 괜찮다고 본다. 시장에 기대감이 많이 반영된 상태라서 조만간 일정 부분 조정을 받을 텐데, 그때 들어가겠다고 전략을 미리 세우고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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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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