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쿠웨이트] "단점이 안 보였다고 하셨다" 아들 데뷔전 본 이을용 감독의 평가... 이태석 "사랑합니다"
[골닷컴, 쿠웨이트시티] 김형중 기자 = 한국 축구 역사상 세 번째 부자 국가대표 선수가 탄생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맹활약 했던 전 국가대표 이을용(49)의 장남 이태석(22)이 데뷔전을 치렀다.
이태석은 14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쿠웨이트의 수도 쿠웨이트시티에 위치한 자베르 알 아흐마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쿠웨이트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5차전 원정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되며 생애 첫 A매치를 소화했다. 후반 19분 그라운드를 밟은 이태석은 추가시간 포함 약 30분을 활약하며 국가대표의 꿈을 이루었다.
전 국가대표 풀백 이을용의 첫째 아들로 이태석은 아버지를 쏙 빼닮았다. 정교한 왼발 킥을 자랑하는 그는 아버지와 같은 왼쪽 측면 수비수다. 이번 대표팀 명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이태석은 고(故) 김찬기-김석원, 차범근-차두리에 이어 역대 세 번째 부자(父子) 국가대표가 되었다.
첫 경기였지만 제 역할을 잘 해줬다.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과 이명재의 왼쪽 라인을 배준호와 이태석으로 동시에 바꿨다. 두 선수가 들어간 뒤 측면이 좀 더 활발해졌고, 결국 배준호의 쐐기골까지 이어졌다. 이태석은 후방을 든든히 지키며 쿠웨이트의 공격을 막아냈다. 홍명보 감독도 기자회견에서 "어려운 시간대에 들어가서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좋은 데뷔전을 했다"라고 칭찬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이태석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숨을 크게 한 번 고른 뒤 "너무 기쁘고, 오늘 경기 들어갈 줄 사실 몰랐는데 빠르게 데뷔할 수 있어 감격스럽고 좋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몸 풀고 있을 때 당연히 선수로서 기대는 하고 있었다. 바로 코칭스태프 선생님들이 불러 주셔서 그때 딱 실감이 났다"라며 웃었다.
부자 국가대표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아버지 생각보단 '들어가서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생각을 했다. 긴장감이 확 와서 좀 떨렸는데 자신 있게 하려고 했다"라며 "아버지를 생각할 틈이 없었다. 경기에 집중하는 것밖에 생각이 안 났다. 너무 긴장이 돼서 이 경기만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했다"라고 말했다.
배준호와의 호흡에 대해선 "준호가 1대1 돌파가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제가 살려주려고 했고, 들어가면서도 그런 얘기를 많이 했다. 저는 좀 안정적으로 하고 준호가 좀 더 공격적으로 하는 걸로 얘기하고 들어갔다"라고 했다.
경기 후에 아버지와 나눈 이야기도 공개했다. 이태석은 "원래 저는 경기 끝나자마자 아버지한테 피드백을 물어본다. 오늘도 끝나고 어땠는지 물어봤고 아버지는 '첫 경기 치고는 잘 했다'고 말씀하셨다. 항상 제 단점을 얘기하시는데 오늘은 단점이 많이 안 보여서 그게 좋았다고 하시더라"며 아버지가 내린 평가를 이야기했다.
동생 이승준은 지난 여름 아랍에미레이트 코르파간으로 이적했다. 인근 국가지만 경기를 보러 오진 않았다고 한다. 대신 어머니가 경기 보러 오셨다는 이태석은 "아직 연락을 나누진 않았지만 상당히 기뻐하셨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말 저를 이렇게 키워 주시고 뒷바라지해 주셨는데, 그렇게 해 주신 덕분에 제가 A대표팀이라는 곳을 왔다. 커서도 경기 뛸 수 있도록 너무 뒷바라지를 많이 해 주셨는데 제가 보답해 드릴 수 있게 되어서 너무 기쁘다. 감사하고, 사랑한다"라며 부모님에게 속마음을 전했다.
처음 대표팀에 들어와 성공적인 데뷔전까지 치른 데에는 적응을 위한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 그는 "사실 너무 많이 어색했는데, 대표팀이란 곳이 처음 왔을 때 긴장도 많이 하는 게 맞다. 근데 제가 보여줘야 경기를 뛸 수 있기 때문에 거기에 초점을 뒀다. 그래서 스스럼없이 형들이랑 얘기 많이 해보려고 노력했고 또 어린 친구들도 있었기 때문에 잘 어울려서 준비를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진규 코치님도 그렇고 다른 선생님들도 많이 챙겨주셔서 적응을 잘 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김진규 코치는 이태석이 FC서울에서 뛸 때 코치와 감독대행을 했었다.
그의 적응에는 이강인의 역할도 있었다. 어린 시절 TV 프로그램 '슛돌이'를 함께 했던 사이인 두 선수는 이제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게 되었다. "진짜 어릴 때 빼고 이번에 정말 오랜만에 봤다"는 이태석은 "사실 처음에 좀 어색했는데 밥을 같이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잘 지내고 있다"라며 이강인과의 관계를 이야기했다.
다부진 각오도 밝혔다. 그는 "선수로서 제가 하던 대로 항상 똑같이 준비를 해야 한다. 대표팀이란 자리가 열심히 보단 잘해야 하는 자리기 때문에 항상 잘 하려고 노력하겠다. 남은 한 경기도 그렇고 추후에 소집될 때도 잘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 = 골닷컴,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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