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제발 '라운딩' 좀 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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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태릉체력단련장(태릉CC)에서 골프를 친 일을 뒤고 뒷얘기가 무성하다.
CBS노컷뉴스가 지난달과 이달 윤대통령이 태릉체력단련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을 보도하자 다른 언론들도 다투어 이를 보도했다.
본 칼럼이 문제 삼는 것은 윤 대통령의 골프가 아니라 이 소식을 처음 전한 CBS노컷뉴스는 물론 인용 보도한 대부분 언론이 '라운딩'이란 국적 불명의 얼토당토않는 용어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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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한국]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태릉체력단련장(태릉CC)에서 골프를 친 일을 뒤고 뒷얘기가 무성하다. CBS노컷뉴스가 지난달과 이달 윤대통령이 태릉체력단련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을 보도하자 다른 언론들도 다투어 이를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골프광으로 알려진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의 만남을 앞두고 8년 만에 골프 연습에 나섰다고 설명했지만 언론들은 시기적으로 적절했는지, 앞뒤 여섯팀이나 비워 다른 이용자들의 불평이 쏟아지게 한 점 등을 지적하며 비판적인 논조를 유지했다.
본 칼럼이 문제 삼는 것은 윤 대통령의 골프가 아니라 이 소식을 처음 전한 CBS노컷뉴스는 물론 인용 보도한 대부분 언론이 '라운딩'이란 국적 불명의 얼토당토않는 용어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골프장에서 18홀을 도는 것을 라운딩(rounding)이라 하는데 이는 한국에서만 쓰는 엉터리 용어다.
골프 규칙에서는 18개 홀을 플레이하는 것을 분명 라운드(round)라고 적시하고 있다. 18홀을 모두 돌았다면 '한 라운드를 돌았다'거나 '한 라운드를 마쳤다'고 해야 옳다. 왜 한국에서 골프하는 것이 '라운딩'이 되었는지 그 연원은 알 수 없지만 1980년대 이후 골프의 대중화가 이뤄지면서 태어난 용어임에는 틀림없다.
영어사전에서 라운드와 라운딩을 찾아보자.
동사 round는 타동사로, '둥글게 하다, 완성하다, 둘러싸다, 에워싸다'라는 뜻이다. round 자체로는 골프를 친다는 뜻이 없다.
형용사 round는 '둥근, 토실토실한, 왕복의, 한 바퀴 도는' 등의 뜻이다. 한 바퀴 돈다는 의미에서는 어느 지역을 일주해 여행할 때 'a around tour'로 쓰인다.
명사로는 '원, 순환, 일주, 연속, 순시, 순찰, 한 게임, 한 판' 등의 의미를 갖고 있다. 골프코스에서 한 라운드를 돈다고 할 때는 'play a round' 'take a round'라고 하면 된다.
부사로서 쓰일 때는 '우회하여, 사방에, 둘레에, 차례로, 대략'이란 뜻이다.
명사형 rounding은 '둥글게 함, 완성, 둘러쌈, 에워쌈'의 뜻이고 rounding이 형용사로 쓰일 때 '회전하는' '에워싸는' 등의 뜻이 된다.
아무리 사전을 뒤져봐도 골프와 관련된 용어로는 rounding은 안 나온다. 음성학(音聲學)에서 입술을 둥글게 오므리는 동작을 설명하는 원순화(圓脣化)의 뜻으로 나와 있을 뿐이다. 골프의 본고장에서도 골프 용어로 라운딩이란 말은 쓰지 않는다.
그냥 라운드라고 하든지 골프 라운드라고 하면 아무 문제없다. 골프 애호가들이 먼저 '라운딩'이란 국적 불명의 엉터리 용어를 쓰지 말았으면 한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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