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스팟] 고종 황제가 선택한 명당… '환구단'

[편집자주]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역사적 공간이나 전시공간, 숨겨진 명소 등 저마다의 매력을 지닌 스팟들을 찾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정보를 제공하는 코너입니다.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 서울 앞에 위치한 환구단 '황궁우' 모습. /사진=장동규 기자

대한제국 초대 황제 고종이 선택한 우리나라 최고의 명당, 바로 환구단이다.

서울 시내 도심 한 가운데 대한제국시대 하늘에 제사를 올린 제단으로 사용된 건물이 있다. 서울시청 앞 프라자 호텔을 비롯한 고층 건물들이 세워진 빌딩숲 사이와 웨스틴조선 서울 앞에 환구단 '황궁우'가 자리 잡고 있다. 환구단은 국가지정문화재이지만 의외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환구단은 고종이 직접 점찍은 명당이다.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로 즉위한 장소이기도 하다. 중국 사신을 맞이하던 외교 의전 장소인 남별궁 터에 단을 만들어 조성했다. 환구단은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곳으로 황단 또는 원구단, 원단 이라고도 한다.

서울 중구 소공동 환구단 '황궁우' 모습. 안내문 왼쪽이 황궁우(붉은 원형), 오른쪽 환구단(노란 원형)/사진=장동규 기자

환구단은 제사를 지내는 3층의 원형 제단과 하늘신의 위패를 모시는 3층 팔간 건물 황궁우 돌로 만든 북과 문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하지만 환구단은 대한제국이 멸망하면서 사라졌다. 일제강점기인 1913년 조선총독부가 황궁우, 석고고, 삼문, 협문 등을 제외한 환구단은 모두 철거하고 그 자리에 조선 경성 철도 호텔을 지었다. 그 호텔이 지금 황궁우 옆에 서 있는 웨스틴 조선 호텔이다. 대한제국의 쓸쓸한 흔적이 느껴지는 장소다.

환구단 황궁우는 서울 중구 소공로 112(소공동), 서울 시청광장에서 왼쪽 횡단보도 건너편에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장동규 기자 jk3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