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건복지부 장관에 ‘백신 음모론자’ 케네디 주니어 지명

최혜린 기자 2024. 11. 15.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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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 공중 보건 관련 속임수에 짓밟혀 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로이터 연합뉴스

올해 미국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지지하며 사퇴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건복지부(HHS) 장관으로 14일(현지시간) 지명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케네디 주니어를 HHS 장관으로 발표하게 돼 떨린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인들은 너무 오랫동안 공중 보건 관련 속임수, 잘못된 정보, 허위 정보에 관여한 산업 식품 복합체와 제약 회사에 짓밟혀 왔다”며 “HHS는 미국의 엄청난 건강 위기를 불러온 유해 화학 물질, 오염 물질, 살충제, 의약품, 식품 첨가물로부터 모든 이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케네디 주니어는 이들 기관을 최고 기준 과학 연구의 전통과 투명성의 길잡이로 회복 시켜 만성 질환 확산을 종식하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고 건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케네디 주니어가 지난 8월 후보 사퇴를 선언하고 트럼프 당선인 지지를 선언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양측 합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시 케네디 주니어는 트럼프 측에 차기 정부 입각을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케네디 주니어는 미국 내 ‘백신 음모론자’로 유명하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이전부터 백신이 자폐증 등을 유발한다는 주장을 펴며 백신 반대 로비 활동을 했다. ‘총기 난사는 우울증약 처방 때문에 발생한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다수 퍼뜨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당선인 측에서도 케네디 주니어에 대한 우려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상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케네디 주니어는 미국 민주당의 정치 명문가인 케네디 가문의 일원이다. 그는 1960년대에 암살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로버트 F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아들이다. 줄곧 민주당 소속이었지만 올해 대선을 앞두고 지난해 10월 탈당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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