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도 그를 못 이겨”... 이 응원가 주인공 황인범, 4연승 주역으로
14일 쿠웨이트와 벌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5차전에서 3대1 승리를 이끌며 한국에 4연승을 안긴 주역은 2도움으로 공격을 이끈 미드필더 황인범(28·페예노르트)이었다.
그는 쿠웨이트시티의 자베르 알아흐마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날 경기에서 전반 10분 오세훈(마치다)의 헤더 선제골을 도운 데 이어 2-1로 쫓기던 후반 29분엔 배준호(스토크시티)에게 천금 같은 어시스트를 연결해 쐐기 골을 만들어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황인범은 두 차례 어시스트 장면에 대해 복기하며 웃음지었다. 그는 “오세훈이 워낙 신체 조건이 좋고, 상대의 오른쪽 중앙수비와 오른쪽 풀백 키가 그렇게 크지 않은 걸로 분석돼 과감히 크로스를 올렸는데 오세훈이 낙하 지점을 잘 찾았다”고 했다.
두 번째 도움은 배준호와 ‘아이 콘택트’가 시작이었다. 황인범은 “배준호와 눈이 마주쳤고 타이밍이 좋았다”며 “배준호가 워낙 좋은 움직임으로 기가 막히게 마무리해 운 좋게 어시스트 기록까지 챙기게 됐다”고 했다.
황인범은 겸손하게 얘기했지만, 패스를 넣어주는 타이밍이 탁월했던 장면이었다. 황인범과 배준호는 K리그 대전에서 뛰다 해외로 나간 공통점이 있다. 그는 “배준호는 어린 나이에 대표팀에 왔는데도 몇 분이 주어지든 자기가 가진 걸 보여준다”며 “잠재력이 어마어마한 선수”라 칭찬했다.
홍명보호는 유럽파가 주말 경기를 끝내고 합류하면서 실제 ‘완전체’로 호흡을 맞춰본 것은 하루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날 유기적인 플레이가 돋보였다. 황인범은 이에 대해 “9~11월까지 세 달 동안 최대한 같은 스타일로 경기를 준비했다”며 “선수들끼리도 코칭스태프 가 주문하는 것 안에서 좀 더 유기적인 움직임을 서로 가져줘야만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나눈다. 우리가 공을 많이 소유하며 상대를 힘들게 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 건 소통을 많이 하면서 준비를 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해 한국 축구는 아시안컵 4강 탈락 이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 등 여러가지 문제로 시끄러웠다. 황인범은 “선수로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경기장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드리는 것”이라며 “대표팀 생활 7년차에 접어들면서 돌아보면 대표팀은 조금 더 결과가 중요한 곳이다. 이런저런 일들로 이슈가 있었지만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린다면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것이란 생각을 선수들이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황인범은 올 시즌 네덜란드 페예노르트로 이적해 2골을 넣는 등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페예노르트 팬들은 황인범을 위한 응원가를 만들었다. “황인범은 우리 한국인이다. 아무도 그를 더 이상 이길 수 없다! 김정은도 마찬가지다.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황인범은 페예노르트를 챔피언으로 만든다”는 가사다. 황인범은 이에 대해 “외국인들이 내 응원가를 만들어주고 한국인이라는 가사까지 넣어줘 자부심이 굉장하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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