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따라 강남 간 92라인' 손흥민-이재성, 함께라서 더 빛난다[스한 이슈人]

김성수 기자 2024. 11. 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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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1992년생 두 친구, 손흥민과 이재성이 유독 빛나는 날이었다. 친구따라 강남가고 승점도 딴 '절친'들이었다.

ⓒ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대표팀은 14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1시 쿠웨이트 아르디야의 자베르 알 아흐마드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5차전 쿠웨이트와 원정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한국은 이 승리로 3차예선 4승1무를 기록해 승점 13점의 B조 단독 선두를 달렸다.

손흥민은 이날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64분을 뛰며 페널티킥으로 A매치 50호골을 기록했다.

한국은 이른 시간부터 선제골을 넣고 경기를 쉽게 풀어나갔다. 전반 10분 황인범이 오른쪽에서 문전으로 올린 오른발 얼리크로스를 오세훈이 헤딩슛으로 연결했고, 이것이 크로스바 맞고 한국의 선제골이 됐다.

그 다음은 손흥민의 차례였다. 손흥민이 이재성의 패스를 받아 박스 안에서 드리블하며 상대의 태클을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었다. 전반 19분 직접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오른발로 낮게 성공하며, A매치 130번째 경기에서 통산 50호골을 기록했다. 황선홍과 함께 한국 국가대표 득점 공동 2위로 올라가는 손흥민이다.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듯했던 한국은 예기치 않은 역습을 허용하며 쿠웨이트에 한 골을 내줬다. 후반 15분 쿠웨이트 역습에서 왼쪽에서 올라온 유세프 마제드의 크로스를 모하메드 다함이 문전에서 받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1-2 추격했다.

한국의 답답한 상황을 풀어낸 선수는 배준호였다. 후반 29분 황인범의 침투 패스를 받아 상대 박스 안 왼쪽으로 들어간 배준호는 상대 수비수를 속인 뒤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한국에 3-1 리드를 선사했다.

한국은 후반 40분 상대 프리킥 공격에서 왼쪽 포스트 맞는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더는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원정에서 승점 3점을 따냈다.

ⓒ연합뉴스

이번 11월 A매치에는 '돌아온 손흥민'이 함께한다. 9월27일 카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후반전을 뛰다 주저앉은 손흥민. 이후 허벅지 부상으로 인해 약 3주간 경기를 나서지 못하게 됐다. 토트넘 경기를 못뛰는 건 물론 아예 10월 한국 대표팀에도 소집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달 19일 웨스트햄과의 리그 홈경기에서 복귀한 손흥민은 상대 자책골 유도에 이어 리그 3호골까지 성공하는 환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부상에서 돌아오자마자 영웅이 된 것.

이후 다시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다 3일 아스톤 빌라와의 맞대결에서 다시 선발로 뛰게 된 손흥민은 리그 3호 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승리를 이끌고 11월 대표팀 명단에도 포함됐다.

손흥민이 쿠웨이트전에 돌아와 한 골만 넣는다면 기록을 세우며 화려한 복귀전을 만들 수 있었다. 해당 경우에 손흥민은 A매치 130경기-50득점을 달성한다. 130경기는 차범근, 홍명보, 이운재에 이은 4위의 기록이며, 50골은 황선홍과 동률로 역대 공동 2위(1위 차범근 58골) 기록이다. 그야말로 전설들 사이에서 또 하나의 역사를 쓰는 것.

그리고 이날 손흥민의 골은 완벽한 타이밍에 나왔다. 전반 10분 오세훈의 선제골 9분 뒤에 PK 추가골을 넣으며 리드를 벌렸다. 한국 선수 역대 A매치 득점 공동 2위로 올라가는 골. 한국이 후반전 쿠웨이트의 역습에 벼락 실점을 했기에, 손흥민의 이 골이 없었다면 이후 배준호의 골이 나오리라는 보장도 없었다.

손흥민과 함께 '92라인' 대표팀 고참으로 버티고 있는 이재성도 이날 좋은 활약을 펼쳤다. 황인범과 함께 중앙과 측면을 자유롭게 오가며 쿠웨이트의 수비 조직 사이로 패스를 뿌려 대표팀의 공격을 원활하게 했다.

특히 손흥민이 PK를 얻어내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이재성의 역할이 빛났다. 황인범의 패스를 오른발 원터치 패스로 부드럽게 오세훈에게 전한 이재성은, 오세훈이 다시 원터치로 돌려주자 침투하는 손흥민을 보고 순식간에 왼발 원터치 침투 패스를 찔렀다. 짧은 틈에 두 번의 원터치 패스로 연계하니 쿠웨이트 수비진이 제대로 반응하고 막기도 어려웠다. 전반 40분 이재성의 헤딩슛이 크로스바 맞고 안으로 들어갔다면, 그 역시 이날 경기 최우수 선수 유력 후보 중 하나였을 것이다.

ⓒ연합뉴스

1992년생 동갑 '절친'들이 구세주가 된 쿠웨이트전이었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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