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산 알뜨르 평화공원 예정지에 체육시설 웬말?
서귀포시 대정읍 주민과 도민들로 구성된 송악산·알뜨르사람들이 알뜨르 평화공원에 추진되는 체육시설 건설 구상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오영훈 도정은 송악산 알뜨르 평화공원 예정지에 체육시설 건설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사격장, 축구장, 야구장 등 스포츠타운을 조성해 전지훈련과 관광을 연계한 체육시설 건설이 주요 골자다.
그간 송악산과 알뜨르 개발 관련 용역은 오영훈 도정에서 수행된 용역까지 포함해 총 4건이다.
이 중 2005년, 2008년, 2022년 추진된 3개 용역은 알뜨르 유적지 개발 중심의 용역이다. 이와 함께 2022년 실시한 1개 용역은 송악산 관리방안 관련 내용이다.
앞서 3개 용역은 알뜨르 유적지를 개발해 평화공원을 조성하는 것이고, 후자의 1개 용역은 송악산 유원지 지정 해제에 따른 관리방안을 검토했다. 결국 4개의 용역은 모두 이 지역을 평화공원으로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다만, 오 도정에서 실시된 2022년 두 용역이 이전 것과 크게 다른 점은 주민수용성과 지역상생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오 도정이 실시한 2022년 평화대공원 조성의 주민수용성 조사에 따르면, 평화공원 조성 시 고려사항으로 상징성 강조 (39.2%), 아름다운 경관 유지 (23.4%)를 꼽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평화공원 조성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에 대해선 지역경제 활성화 (29.3%), 지속 가능한 유산 창출 (28.6%), 일대 관광산업 활성화 (22.4%) 순으로 답했다.
또 평화공원의 사회적 효과와 관련해선 역사문화의식 고취 (44.3%), 관광객 교류 증대 (19.2%) 순으로 답했다. 결과적으로 도민들은 평화대공원의 조성은 주민수용성과 경제적·사회적 효과 창출로 연결된다고 여긴다.
송악산과 알뜨르 유적지를 묶어 평화대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은 2023년 제주도의회에서도 제기됐다. 최근에는 국회 차원에서 평화대공원 조성 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세계평화의 섬이 지향하는 적극적 의미의 평화 이념을 구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오영훈 도정이 평화공원 조성의 본질인 평화와 생태의 가치보다 관광개발과 경제적 효과 창출방안을 모색하면서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송악산·알뜨르사람들'은 15일 성명을 내고 "우리는 송악산과 알뜨르가 명실공히 생태와 평화의 가치를 온전히 실현하는 평화대공원으로 조성돼 그것이 자연스럽게 경제적·사회적 효과까지 산출되길 바란다"며 "스포츠타운 건설안을 운위하는 오 도정의 계획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제주도가 추진 중인 ‘마라해양도립공원 공원계획 변경 용역’에 대해 "용역의 과업지시서에는 마라해양도립공원을 육상까지 확대해 송악산과 알뜨르를 포함하고 평화와 생태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공원조성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오 도정은 "갑자기 이 용역을 중지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수행 중인 용역을 중지시키고, 난데없이 이곳에 체육시설 건설안을 검토하겠다는 오 도정의 발상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처사"라면서 "평화대공원의 구체적인 구상과 내용, 그에 수반되는 예산확보 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찾아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관광개발에 초점을 두면 국가예산을 확보하기 어려운 점도 의혹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이와 관련 "전시관, 각종의 조형시설, 숙박시설 등 인위적인 토건개발사업이 추가되고 그만큼 수반되는 예산도 커진다"면서 "아마도 오 도정은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국가예산 확보와 관광개발의 경제적 효과창출 방안으로 체육시설을 건립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의심했다.
그러면서 오 도정의 기대처럼 "설사 체육시설이 들어섰다고 해서 기대만큼 경제적 효과 창출을 가져올지 의문"이라며 "한 철 장사에 불과한 전지훈련팀 유치를 생각해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며 난개발을 해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사후 관리를 위한 불필요한 예산 낭비가 더 우려된다. 본질적 가치 실현에 초점을 두면 인위적인 토건사업도 거의 필요 없고, 그만큼 작은 예산으로도 실현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송악산알뜨르사람들'은 송악산의 생태적 가치와 알뜨르 유적의 평화적 가치를 한데 묶여 제대로 된 평화대공원 조성의 구상과 방안을 도민들과 함께 아래로부터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창립한 비영리시민단체이다. 매달 보름을 전후해 송악산 달마실을 5년째 이어 오고 있다. 매년 12월 13일 난징추모제를 공동주최하며, 시민연구자들과 함께 알뜨르 유적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창민 기자(=제주)(pressianjeju@gmail.com)]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성년자 성매수·약물 의혹' 게이츠, 법무장관 내정에 공화당도 당혹
- 문다혜 측 "언론 통한 검찰의 수사 상황 유출, 더 묵과할 수 없어"
- '정치 중립의무 위반' 이진숙 감사요구안, 국회 통과
- 3번째 '김건희 특검법' 본회의 통과…국민의힘, 즉시 거부권 건의
- 이념 편향 논란 뉴욕총영사, 김건희 관련 반박…"영부인 능력 발휘가 한국에 도움"
- 이주노동자 '사적 체포'한 극우 성향 단체 대표, 재판행
-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 이재명 배우자 김혜경, 선거법 위반 1심서 벌금 150만원
- 尹 '골프' 논란에 기름붓기? 친윤 "트럼프 당선 예견", "국익 위한 골프"
- 트럼프 당선 후 달라진 尹 정부? 북한군 전장 투입에 대응은 "결정된 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