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두산맨’ 김재호 현역 은퇴 “늦게 꽃 피운 나, 믿어줘 감사 아쉽지만…”
영원한 두산의 ‘천재 유격수’ 김재호가 유니폼을 벗는다. 김재호는 14일 구단에 현역 은퇴 의사를 전했다. 그간의 세월이 길었던 만큼 절대 쉬운 결심은 아니었다. 김재호는 이날 통화에서 “욕심이야 있지만 나만 생각하면 안 된다. 후배들이 경쟁 속에서 하루빨리 자리를 잡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재호는 “은퇴는 사실 늘 생각하고 있었다. 평소에도 야유보다 환호받으면서 은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결국 나갈 때 잘해야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 아니겠느냐. 못할 때 떠나는 것보다 잘할 때 떠나야 한다고 항상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올 시즌 김재호는 57경기에 126타수 38안타로 타율 0.302를 기록했다.가장 중요한 순간 두산의 유격수는 결국 돌고 돌아 김재호였다. 그러나 김재호는 결단을 내렸다. 개인적인 아쉬움은 당연했지만, 팀을 걱정하는 마음이 더 컸다. 김재호는 “뛸 기회도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고, 그럴 바에야 후배들에게 좀 더 기회를 주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면서 “팀이 많이 노쇠화한 게 사실이다. 결국 젊은 친구들이 성장해야 힘이 생긴다. 후배들이 더 빨리 커 줘야 하는데, 그들도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버리면 팀이 다시 강해지는데도 시간이 더 많이 들 것 같았다”고 말했다.유격수와 3루수, 한꺼번에 내야 2자리가 빠진 만큼 기회는 커졌고, 후배들의 동기 부여 또한 전과 다를 것이라는 기대다.
김재호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말에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 하나만 보고 달려가는 선수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프로 선수라면 그냥 자기만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목표를 보고 끝까지 지치지 않고 달려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장 김재호 자신이 그랬다. 고교 시절부터 프로 수준의 수비라고 정평이 났지만, 막상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데뷔 후 10년이 걸렸다. 이날 구단을 통해 ‘꽃을 피우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 것도 그래서였다. 김재호는 은퇴 결심을 앞두고 가장 망설였던 건 팬들 때문이었다고 했다. 매년 겨울이면 팬들로부터 ‘1년만 더 뛰어달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 김재호는 “그래서 팬들께 죄송한 마음이 있지만, 팀을 생각하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이해를 구했다.
김재호는 올해까지 두산 ‘원클럽맨’으로 21년을 뛰면서 1793경기 출장, 1235안타, 54홈런, 600타점을 기록했다. 통산 1793경기 출장은 OB 시절을 포함한 두산 팀 역사상 최다 기록이다. 두산은 내년 시즌 중 김재호의 은퇴식을 성대하게 치를 계획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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