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매파 발언'에 뉴욕증시 찬물, 힘 빠진 '트럼프 랠리'[월스트리트in]
파월 "금리 인하 서두를 필요 없다"
트럼플레이션 우려에 강한 고용
호실적 디즈니 6%↑·자신감 ASML 2%↑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11·5 대선 이후 ‘트럼프 랠리’가 힘이 빠진 데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매파’ 발언이 증시를 끌어내렸다.
파월 “금리 인하 서두를 필요 없어”
이날 시장 참여자들은 파월 의장의 발언과 새로운 물가 지표에 주목했다.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댈러스 연은 주최 행사에 참석한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경제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내고 있지 않다”며 “현재 미국 경제에서 보고 있는 강함은 우리가 (통화정책) 결정을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재개 우려가 제기되 있고, 고용 시장이 예상 보다 강해 금리 인하가 시급하지 않다는 의미다. 여기에 감세, 관세 인상 등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에 따른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의 정책이 초래하는 물가 상승)’ 가능성도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시장에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낮췄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전날 82.5%에서 이날 58.9%로 낮춰 반영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고용·물가 지표들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키웠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한 주간(3일~9일)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 21만7000명으로, 직전주 대비 4000명 줄어들었다. 이는 6개월래 최저 수준이다.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하며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테슬라 5%↓…힘 잃은 트럼프 랠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재입성으로 기업 규제 완화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뉴욕증시가 힘을 받는 ‘트럼프 랠리’도 힘을 잃었다. 트럼프 당선인의 주요 지지자이자 차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 주가는 5.77% 하락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인수팀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 영향으로 풀이된다.
월트 디즈니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6.23% 상승 마감했다. 인공지능(AI) 메모리칩 시장 성장세로 회사 매출도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ASML(ADR)도 2.90% 상승했다.
프리덤 캐피털 마켓의 제이 우드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폭발적인 지난 주를 보냈지만 이제는 약간의 후유증과 무기력증을 느끼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상승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美휘발유 재고 감소가 유가 지지
국제 유가는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감소했다는 소식에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0.39% 높아진 배럴당 68.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월 인도분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0.39% 상승한 배럴당 72.56달러에 마감했다.
국채 금리는 상승(가격 하락)했다. 글로벌 국채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0.2bp(1bp=0.01%포인트) 오른 4.455%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7.4bp 오른 4.358%를 기록했다.
달러는 상승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 대비 0.44 오른 106.92를 기록하고 있다.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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