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서 APEC 회의 오늘 개막…'트럼프 보호주의' 견제구 나올까

이재림 2024. 11. 1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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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바이든 메시지에 관심…중남미 공들인 中 시진핑 행보 주목
尹, 한미일·한일 회담 등 예정…21개 회원국, 16일까지 외교전
APEC 정상회의 열리는 리마 컨벤션센터 입구 [리마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15∼16일(현지시간) 이틀간 페루의 수도 리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2016년에 이어 8년 만에 남미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의장국인 페루의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을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21개 회원국 정상이 대부분 참석한다.

우크라이나를 침략해 전쟁 중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불참한다.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도 자리하지 않는다. 멕시코 전 정부는 페루 정치 상황을 놓고 페루와 외교적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이번 APEC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귀결된 미국 대선 이후 펼쳐지는 첫 주요 다자회의다.

이 때문에 내년 1월 제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의 부활 가능성에 대해 회원국 간 공통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지난 2016년 미 대선 직후 개최된 APEC 정상회의에서는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는 공동 선언문이 채택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트럼프 당선인의 '반(反)자유무역' 정책 기조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회의에서도 회원국들이 2016년과 유사한 수준의 의견일치를 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고 페루 언론 엘코메르시오는 전했다.

8년 전 APEC 정상회의에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이 공감대 형성을 주도했다.

공교롭게도 APEC 정상회의 기간에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는 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투자자 서밋이 진행되는데, 이 자리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 메시지를 낼지에도 시선이 쏠린다.

페루 도착한 시진핑 (리마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페루 리마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4.11.15

내년 1월 퇴임하는 바이든 대통령과 중남미에 공을 들이며 영향력을 강화한 시진핑 주석 간 대면 정상회담 역시 관심사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각에서는 중남미에 대한 미국의 무관심 현상이 페루에서 열리는 APEC을 통해 감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며 "트럼프 대선 승리 이후 바이든 위상은 줄어들 반면, 시 주석은 미국 대통령보다 더 많이 이 지역을 방문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은 중국의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자금을 기반으로 건설된 창카이 항 준공(1단계)도 축하할 예정이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리마에서 북쪽으로 72㎞ 떨어진 곳에 자리한 창카이 항에 대해 미국 정부는 '중국의 군사·안보 교두보 활용 가능성'을 제기하며 우려를 보낸 바 있다.

중국 '일대일로' 자본을 투입해 건설 중인 페루 창카이 메가포트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APEC 정상회의 공식 주제는 '권한 부여, 포용, 성장'이다. 포용적이며 상호 연계된 성장을 위한 무역·투자, 공식 및 글로벌 경제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혁신 및 디지털화, 회복력 있는 발전을 위한 지속 가능 성장을 중점 과제로 삼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내년 APEC 의장국으로서 대한민국이 자유롭고 안정적인 무역 투자환경 조성을 위한 논의에 앞장설 것임을 천명할 예정이라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윤 대통령은 기업인 자문위원회와의 대화, CEO 서밋, APEC 정상 간 친목을 다지는 리트리트 행사 등에도 참여한다.

또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방산 기념행사 일정도 소화할 계획이고,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의와 한일 정상회담도 가진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14일(현지시간) 에어포스원 탑승 위해 이동하는 바이든 [메릴랜드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APEC은 1989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성장과 번영을 목표로 비공식 대화 포럼으로 출범해 1993년 정상회의로 격상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아세안 6개국 등 21개국이 회원국이다.

회원국 인구는 약 30억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38%에 이른다.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의 62%, 무역은 전 세계 무역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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