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아동이 안전한 대덕, 아동들의 일상이 즐거운 대덕구'를 꿈꾼다

2024. 11.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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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규 대전 대덕구청장

우리 선조들은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천륜(天倫)'으로 표현했다. 부모와 자식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기 때문에 끊으려고 해도 결코 끊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이다. 또 사자성어 '부자자효(父慈子孝)'에는 '부모는 자녀에게 자애로운 사랑을 베풀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성스러워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더 나아가 유대인의 경전인 '탈무드'에는 '아이를 혼내 준 날에도 재울 때는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고 적혀 있다. 모두가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안정된 가족관계 형성의 중요성을 제시하고 있는 문장들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매우 각박해지면서 하늘이 맺어준 인연인 부모와 자녀의 사이에서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될 패륜적 학대 사건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차마 입에 올릴 수도 없는 충격적이고 가슴 아픈 아동학대 사건 뉴스를 접할 때면 '대체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라는 분노와 안타까운 마음에 TV 전원을 황급히 꺼버린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아동학대 신고접수 건수는 총 4만 8522건으로, 2022년(4만 6103건) 대비 5.2% 증가했다. 이중 아동학대 의심 사례는 94.3%에 해당하는 4만 5771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학대 행위자 중 부모의 비중은 85.9%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으며, 2022년 대비 3.2%포인트 증가했다. 학대 장소도 가정 내에서 발생한 비중이 무려 82.9%에 이르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대전시의 아동학대 피해 신고 건수는 약 1100여 건이었으며, 학대유형은 정서 학대 33%와 신체 학대 11%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가정폭력과 부부싸움 노출에 의한 아동의 정서 학대가 매우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89%)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민선 8기 대덕구정을 이끌고 있는 필자는 그간 '아동이 안전한 아동학대 ZERO 대덕'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다. 대표적 아동학대 예방사업으로 대전지역 자치구 최초로 지난해 6월 13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아동보호구역 지정·운영을 들 수 있다.

이는 아동복지법상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행위(유괴, 폭력 및 안전사고 등)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장치다. 해당 시설 경계로부터 반경 500m 이내를 보호구역으로 설정, 대덕구 관내 유치원 26개 등 총 155개 지역을 지정했다. 도로교통법상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과는 다른 개념으로 해당 장소에 CCTV를 설치하고 각 초등학교에 '스쿨존지킴이'를 배치하는 등 아동 대상 범죄 예방에 그 목적을 두고 시행되고 있다.

또 공공부문 아동학대 예방교육 이수율은 2022년 85.3%에서 지난해 90.5%로 늘었고,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교육 이수율도 같은 기간 79.5%에서 100%로 제고됐다. 이와 함께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 및 e아동행복지원사업 실시 등 지속 가능한 아동보호체계 구축에 앞장서 왔다.

아울러 △초기 현장 대응력 강화를 위한 유관기관(대덕경찰서, 학대피해아동 쉼터 등) 협업 강화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의 전문성 강화 △아동보호 인프라 구축(학대피해아동 쉼터 등) 등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밖에 지난 7월 19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에 들어간 '위기임산부 지원 및 보호출산제'를 통해 출생 미신고 및 영아 유기 방지에 나서는 등 빈틈없는 아동학대 예방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지난 1989년 11월 20일 채택된 유엔아동권리협약은 만 18살 미만의 아동이라면 누구나 마땅히 누려야 할 생존과 보호, 발달, 참여의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이 협약은 우리의 현재이자 미래 세대인 아동의 인권을 보호하고 실현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약속이다.

아동학대가 근절되기 위해서는 자녀들을 바라보는 부모들의 올바른 가치관이 가장 중요하다.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절대 아니며, 부모와 독립돼 있는 개별적 인격체이다. 아무리 부모라고 하더라도 자녀의 생명권을 경시하거나 침해할 권리는 없다.

우리들은 흔히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라고 표현한다. 아동학대 신고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지만 가까운 미래에 '아동학대 없는 대한민국, 아동들의 일상이 즐거운 대덕구'가 실현되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최충규 대전 대덕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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