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금리인하 신중해야"…트럼프 랠리 '숨고르기' [뉴욕마감]
뉴욕증시가 전일 혼조세에서 다시 약보합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숨고르기 장세를 보였다. 전일 소매물가에 이어 도매물가도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물가 변수는 증시에 더 위협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07.33포인트(0.47%) 하락한 43,750.86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36.21포인트(0.6%) 내린 5,949.17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123.07포인트(0.64%) 내려 지수는 19,107.65에 마감했다.
증시는 지난주 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확정에 따른 일주일간의 랠리를 마치고 흥분을 가라앉히는 분위기다. 다우 지수는 지난 월요일에 사상 처음으로 4만 4000선을 돌파했고, S&P 500과 나스닥 종합지수도 모두 새로운 최고치를 기록했다. S&P 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52주 최고치에서 1%도 떨어지지 않았다. 다우만 최고치 대비 약 1.4% 하락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PPI는 전월비 0.3% 상승했고, 전년비로는 3.1% 늘었다. 무역 서비스까지 제외한 지표는 전년비 3.5% 증가했다.
도매물가는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2% 인플레이션 목표보다 높다. 그러나 시계열 추세는 물가상승이 전반적으로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월에 식품 가격은 0.2% 하락했고 에너지도 0.3% 전월비 감소했다.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9월과 11월 연속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12월 17-18일에 열리는 FOMC(공개시장위원회)에서도 다시 25bp(1bp=0.01%p)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월가는 내년 1월에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고, 이후에는 경제상황에 따라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다만 내년 초 집권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연준에 어떤 금리정책을 요구할 지가 변수다. 트럼프 당선자는 선거 전부터 대통령의 금리정책 개입권한을 주장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0월 일자리 성장이 허리케인 영향으로 거의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은 잘 버티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은 "주로 남동부의 폭풍 피해와 노동 파업 때문에 10월은 예외적인 경우"라고 지적했다. 10월 비농업 일자리는 1만 2000명 증가에 그쳐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파월은 실업률이 최근 다소 상승했지만 최근 몇 달 동안 안정세를 보였으며 역사적 기준으로 볼 때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문제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진전이 있었다"며 자평했다.
파월은 "인플레이션은 우리의 장기 목표인 2%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지만, 아직 거기에 도달하지는 못했다"며 "연준은 그 일을 마무리하는 데 전념하고 있고, 그에 도달하는 것은 때로는 험난한 길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연준은 이달 초 기준금리를 다시 25bo 인하하여 4.50%-4.75% 범위로 낮췄다. 파월은 일주일 만에 속도조절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파월은 이러한 움직임을 통화정책의 재조정이라고 정의했다. 연준이 더 이상 주로 인플레이션을 억누르는 데 집중할 필요가 없으며, 이제는 노동시장을 유지하는 균형 잡힌 목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정책적인 입장을 적절히 재조정하면 경제와 노동 시장의 강점이 유지될 수 있고, 인플레이션은 지속 가능하게 2%로 낮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연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책을 보다 중립적인 설정으로 옮길 것이지만 거기에 도달하는 길은 미리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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