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없는 평이한 시험… 상위권 점수 수학·탐구서 갈릴 듯 [2025 대입 수능]
국어·수학 6월 모평보다 어렵지 않아
“공교육만으로 충분히 대비 가능 시험”
변별력 확보 문항 적어 만점자 수도 ↑
“최상위권은 1∼2점 차·실수가 좌우”
수학 ‘미적분’은 2023년보다 어렵게 출제
‘확률과 통계’와 표준점수 격차 클 전망
지난해 수능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 150점, 수학 148점에 달할 정도로 어려운 시험이었다. 표준점수는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로,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만점자가 받는 최고점이 올라가고 시험이 쉬우면 최고점이 내려간다. 입시업계에서는 통상 145점 이상은 어려운 시험, 135점 이하는 쉬운 시험으로 본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한 올해 6월 모의평가도 국어 148점, 수학 152점의 ‘불시험’이었다. 반면 9월 모의평가는 국어 129점, 수학 136점으로 최근 몇년간의 시험 중 가장 쉬운 편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날 EBS 교사단과 입시업계는 이번 국어·수학은 전반적으로 평이하다고 분석했다. 한병훈 천안중앙고 교사(국어)는 “공교육에서 학습한 기본적 독해 능력만으로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시험”이라며 “9월 모의평가보다 체감난도가 높아진 문항이 있지만 수험생들의 준비가 더 됐을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체감난도는) 9월 모의평가 수준일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이번 수능이 의대 증원 여파로 상위권 ‘N수생’의 재도전이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입시업계에서는 평이한 수준의 난도로는 변별력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작년 수능 최고점자는 국어 64명, 수학 612명이었으나 이번 수능과 유사하다고 평가되는 올해 9월 모의평가의 경우 국어 4478명, 수학은 기하(136점)와 미적분(135점) 만점자를 더해 4736명이었다. 이는 2025학년도 39개 의대(의학전문대학원 제외) 신입생 모집인원(4610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번에도 9월 모의평가처럼 만점자가 4자리 수를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상위권 점수는 수학 미적분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입시업계는 수학 공통과목은 쉽게 출제됐지만 미적분은 작년 수능보다도 어렵게 출제됐다고 입을 모았다. 통상 의대는 지원자의 수학 선택과목을 미적분과 기하로 제한하고, 지원자들은 대부분 미적분을 본다. 미적분이 어렵게 나온 것은 의대를 노리는 상위권 N수생들의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로 추정된다.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는 “탐구 영역은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파악돼 수학과 탐구의 영향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인문계열 지원 수험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확률과 통계’는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돼 수학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능 끝”… 환한 수험생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4일 경기 수원시 영복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두 팔을 벌리고 환한 표정으로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킬러문항을 배제한 2년 차인 올해 수능에선 국어와 수학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됐다. 뉴시스 |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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