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기업 관할 밖 사업 허용 추진… 경기 “자치 침해” vs 정부 “상호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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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기업이 관할지역을 벗어나 사업하는 길을 열어주는 정부 주도의 입법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강원 삼척 등에서 추진 중인 '골드시티'를 전국으로 확산하고 충청권 '메가시티 프로젝트'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장점에도 경기도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수도권 3기 신도시 사업 참여를 꾸준히 타진해온 SH를 의식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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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국회 제출… 법안심리 앞둬
경기도·GH “공사 설립취지 위배”
SH 3기 신도시 사업 참여 경계
SH는 “환영”… 행안부 “문제 없다”
지방공기업이 관할지역을 벗어나 사업하는 길을 열어주는 정부 주도의 입법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강원 삼척 등에서 추진 중인 ‘골드시티’를 전국으로 확산하고 충청권 ‘메가시티 프로젝트’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장점에도 경기도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수도권 3기 신도시 사업 참여를 꾸준히 타진해온 SH를 의식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14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국회에 제출된 ‘지방공기업법’ 일부 개정안은 지방공기업이 관할지역 밖에서 사업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회 법안심리를 앞둔 이 개정안은 지방공기업이 상호 협의를 거치면 상대방 지역에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했다. 함께 개정안이 제출된 ‘지방출자출연법’에 패스트트랙을 적용, 이 같은 투자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이 법안이 지난해 11월 서울시와 강원도 등이 협약을 맺고 추진 중인 ‘삼척 골드시티 시범사업’을 전국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이 사업은 지방에 거주하는 은퇴자에게 연금과 연계해 주택과 생활비를 제공하고 대신 서울의 주택은 SH가 매입 또는 임대해 청년·신혼부부에게 공급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이 사업의 확대를 위해 행안부 등과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기도 등은 새 법안이 지방자치에 역행한다는 반론을 펴고 있다. 지난해부터 SH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도하는 3기 신도시 사업의 지연을 문제 삼아 사업 참여를 타진해왔기 때문이다. 당시 SH는 신규 공공택지인 구리 토평, 광명 시흥, 하남 교산 등 5개 사업을 거론하며 집값 안정을 근거로 국토교통부에 참여를 건의했다.
이 계획이 알려지자 공동으로 신도시 조성을 해온 LH와 GH가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경기도와 GH는 지방공사 설립 취지와 지역 균형발전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당시 정부·여당의 김포 서울 편입 등 메가시티 추진과 맞물린 이런 움직임 자체를 우려한 것이다.
SH는 정부 개정안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GH 등은 이번 개정안이 다른 지역으로 사업 확장을 모색하는 ‘SH를 위한 입법’이라고 주장한다. 경기도와 도의회는 GH의 검토를 거쳐 “헌법이 보장하는 자치 권한 침해 및 지방공기업 설립 목적에 위배된다”는 내용의 반대 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도의회 역시 반대 건의안을 올 9월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GH 관계자는 “개발 이익의 외부 유출은 주택공급, 낙후지역 개발 등을 저해해 주민 복리 증진에도 역행한다”며 “부채가 많은 SH가 사업 수행에 나은 점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최근 정부가 3만가구 공급을 발표한 고양·의왕·의정부의 공공택지사업 역시 눈독 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행안부는 ‘보완 입법’인 데다 ‘상호 협의’라는 안전장치를 단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역소멸, 대규모 기반시설 사업 등으로 공기업 간 협력해야 할 부분이 많아져 이를 보완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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