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의리맨’인데… 1년만 손잡겠다고?

이정호 기자 2024. 11.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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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안기고 싶다”며 충성심 보였지만 흥민 30대 중반 나이·높은 몸값 부담 구단 결국 재계약 대신 계산기 두드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로마노 SNS에 “토트넘, 연장 옵션 발동 절차 시작해” 선수동의 필요無 → 2026년까지 잔류
토트넘 손흥민 I 게티이미지코리아



기대했던 재계약 소식은 나오지 않는 분위기다. 토트넘(잉글랜드)이 마지막 계약 시즌을 보내는 팀의 간판선수 손흥민에 대해 1년 연장 옵션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로 통하는 파브리치오 로마노도 13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토트넘이 손흥민과 계약을 2026년 6월까지 연장하는 계약 조항을 발동하는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2021년 7월 재계약을 통해 팀에서 4년 더 동행하는데 합의했다. 그 계약은 이번 시즌이 마무리되는 2025년에 끝난다. ‘보스만룰’에 따라 손흥민은 계약 만료를 6개월 앞둔 2025년 1월부터 이적료 없이 자유롭게 다른 팀과 계약할 수 있는 신분이 된다.

토트넘의 선택지는 두 개였다. 손흥민에게 연장 재계약을 제안하거나 기존 계약에 포함된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는 것이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토트넘이 팀 내 주급 1위(19만파운드, 약 3억3000만원)인 손흥민에게 더 좋은 조건으로 재계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 4일 영국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한다는 사실만 알리면 된다”고 하는 등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토트넘의 결정은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는 쪽으로 굳어진 듯하다. 손흥민도 구단의 옵션 행사에 동의했다는 내용도 나온다.

토트넘에서 10시즌째 뛰는 손흥민은 현재 대체 불가한 토트넘의 레전드이자 간판선수다. 아시아 선수로 지금껏 누구도 보여주지 못한 높은 기량과 높은 상품성을 증명했다. 손흥민은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과 함께 팀의 주축선수로 매 시즌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에이스 역할을 했다. 늘 밝은 표정에 팀을 향한 강한 책임감과 헌신, 끈끈한 애정을 보여주며 팬 인기도 최고다.

전성기 기량을 누릴 때도 우승권 팀으로 이적하려는 욕심 보다 토트넘을 우승으로 이끌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토트넘 팀 셔우드 전 감독은 지난 2022년 “1월 이적시장을 앞두면 여기저기서 이적설이 나온다. 하지만 손흥민에 대한 이적 루머는 나오지 않는다. 팀을 향한 그의 충성심은 의심할 수 없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손흥민은 케인이 이적한 지난 시즌 이후 ‘주장’도 맡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해와 올해 불거진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에 선을 그으며 “난 항상 토트넘을 위해서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동안 팀에 무언가(우승)를 안기고 싶다고 늘 말해왔고, 그 약속을 지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토트넘의 다니엘 레비 회장은 현실적으로 계산기를 두드렸다. 냉정하게 보면 1992년생으로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손흥민의 나이에 부담스러운 장기 계약 보다 옵션 행사가 현실적이다. 팀 입장에서는 새 계약 체결 시 이미 팀 내 최고인 주급을 올려주는 것도 부담이다.

사실 손흥민 뿐 아니라 비슷하게 1990년대 초반 태생으로 팀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하는 무함마드 살라흐, 버질 판다이크(이상 리버풀), 케빈 더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등 EPL 스타들도 재계약 시점에서 비슷한 갈림길에 놓여 있다.

손흥민이 커리어 막바지인 1년 뒤에도 현재의 경쟁력과 스타성을 유지한다면, 토트넘 입장에서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미 바르셀로나(스페인) 등 빅클럽의 관심과 사우디리그에서 러브콜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손흥민이 고려할 수 있는 진로도 다양해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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