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美 최대 석유 기업이 파리협정 탈퇴를 반대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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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미국 최대 석유 기업 엑손모빌의 대런 우즈 최고경영자가 지난 12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파리협약을 탈퇴해선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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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미국의 파리 기후협정 탈퇴는) 매우 비효율적입니다. 많은 불확실성을 만들어냅니다."
미국 최대 석유 기업 엑손모빌의 대런 우즈 최고경영자가 지난 12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파리협약을 탈퇴해선 안 된다고 했다. 기후변화를 여전히 '사기극'이라 하는 트럼프가 다시 집권하며 미국의 파리협약 재탈퇴와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축소가 전망됨에도, 실제 전개되는 상황이 예상과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그는 올해 초 휴스턴에서 열린 한 석유 콘퍼런스에서도 "IRA를 매우 지지한다"고 했다. 엑손은 CCS(탄소포집저장)에 수년전부터 대대적인 투자를 해 왔는데, IRA는 CCS에 톤당 85달러의 세제지원을 한다. 엑손이 IRA의 직접적 수혜자인 것.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엑손은 2018년 이후 CCS 사업 관련 로비에 5400만달러(약 760억원)를 썼다.
CCS가 실질적인 탈탄소를 늦춘다는 비판이 있긴 하지만, 이미 엑손 같은 가장 전통적인 화석연료 기업까지 막대한 재원을 기후변화 관련 기술에 투입해 왔다는 건 트럼프 집권 1기 때에 비해 이 분야가 새로운 시장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IEA(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올해 청정에너지 기술 및 인프라에 대한 전세계 지출은 화석연료의 2배인 2조 달러로 추산된다.
지난 수년간 전세계의 천문학적 돈이 청정에너지 및 기술에 이미 투입됐다는 건 트럼프의 '바람'이 현실에서 먹히지 못할 가능성을 높인다. 실제로 트럼프가 첫 재임기간 지원한 석탄산업은 시장에서 축소됐다.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2019년 미국에서 발전에 사용된 석탄은 2016년보다 22% 줄었다. 셰일가스 가격 하락으로 가스가 더 경제성 높은 에너지원이 됐다.
정치적 역학도 미국 내 청정에너지가 트럼프의 으름장처럼 급격히 줄어들기 어려운 정황을 보여준다. 미국에서 풍력 발전으로 가장 많은 전력을 만드는 주는 대표적 공화당 우세지역인 텍사스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지난해 텍사스 전력의 30%는 재생에너지에서 만들어졌다. 미국 전체 재생에너지 전력의 약 16%에 해당하는 규모다.
텍사스에서 풍력은 주내 전력의 22%를 담당하고, 지난 10년간 텍사스에서 90배 폭증한 태양광 발전 규모는 올해 미 최대 캘리포니아를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지형적으로 풍력·태양광이 유리한 텍사스에선 재생에너지 발전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연방정부만이 아니라 주정부도 재생에너지원을 지원한다. 텍사스 다음으로 풍력발전량이 많은 아이오와·오클라호마 역시 공화당 우세주다.
바이든 정부에서 추진된 관련 투자액의 대부분도 이미 공화당 우세 지역에 배정됐다. CNN에 따르면, IRA를 포함해 바이든 정부가 발표한 3460억 달러 규모 투자액의 78%가 공화당 의원이 당선된 선거구로 갔다. "청정에너지 경제라는 거대한 바위가 이미 언덕 아래로 굴러가고 있다"는 캐서린 헤이호 텍사스 공과대 교수(LA타임스)의 표현처럼, 트럼프가 8년 전과 다른 지점에서 시작한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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