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간 사망보험금 분쟁 ‘신탁’으로 막는다

3000만원 이상 일반사망 보장
수익자가 미성년땐 보험사 관리

이미지투데이

#2021년 경남 거제 앞바다에서 어선을 타다 폭풍우로 실종된 고(故) 김종안씨. 그의 앞으로 사망보험금을 포함해 약 3억원의 보상금이 나왔다. 그러자 고인이 두살배기일 때 가출해 연락 없이 지내던 친모가 보험금을 받겠다고 54년 만에 나타났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 엄청난 사회적 공분이 일었지만 친모는 소송에서 이겼고 끝내 보험금을 가져갔다.

앞으로는 사망보험금도 금융회사에 신탁이 가능해지면서 사망보험금을 둘러싼 친족간 분쟁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신탁업 등 자산운용 관련 제도 정비를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 규정’이 새로 개정돼 12일부터 시행됐다.

최근 고령화, 국민 재산 축적 등으로 재산 관리 수단으로서 신탁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까지 보험금청구권 신탁에 대한 규정이 없어 금융회사들이 관련 상품을 출시하지 못했다.

보험금청구권 신탁이란 사망보험금을 활용한 신탁을 말한다. 이번 규정 개정으로 보험금청구권 신탁이 출시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피보험자는 이제 사망보험금을 금융회사가 관리하도록 신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성년자 앞으로 나온 사망보험금을 보험사가 관리하고 있다가 추후 수익자가 성인이 됐을 때 등 미리 정해놓은 시점에 주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혼한 전 배우자가 자녀 앞으로 나온 보험금을 가로채지 못하게 하거나 재산을 지속적으로 탕진한 자녀 대신 손자에게 보험금을 줄 수도 있다.

보험금청구권 신탁 요건은 ▲3000만원 이상 일반사망 보장에 한정(재해·질병 사망 등 특약사항은 제외) ▲보험계약대출 불가 ▲보험계약자·피보험자·위탁자가 동일인인 경우 등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금을 포함한 상속재산을 보다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운영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재산관리의 경험이나 능력이 부족한 미성년자, 장애인 등 유가족의 복지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