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 오픈런…"꼬리 문 대기줄도 신나"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국내 최대 게임 박람회 '지스타 2024'가 14일 막을 올렸다. 20주년 답게 44개국 1375개 사가 참여해 3359부스를 꾸려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지스타는 17일까지 부산 벡스코 일대에서 열린다.
지스타 2024에는 넥슨이 메인 스폰서로 참여한다. 이 밖에도 크래프톤, 넷마블, 펄어비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웹젠, 하이브IM 등 주요 게임사들이 부스를 열고 참여해 대형 신작들을 공개한다.
넥슨은 300부스 규모로 참가사 중 가장 큰 전시관을 꾸린다. 넥슨은 시연 기기 500여 대로 게임 4종을 시연하고 1종의 게임 영상을 선보인다. 시연작은 MOBA 배틀로얄 '슈퍼바이브', 3D 액션 RPG(롤플레잉게임) '프로젝트 오버킬' 하드코어 액션 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 캐주얼 RPG '환세취호전 온라인' 등이다.
넷마블은 100부스·170개 시연기기로 신작 '왕좌의 게임:킹스로드'와 '몬길:스타다이브' 2종을 시연한다. 크래프톤은 '딩컴 투게더'와 '프로젝트 아크'를 최초 공개한다. '하이파이 러시'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 '인조이'도 시연한다.
펄어비스는 100부스 규모로 '붉은사막'을 시연한다. 지스타 시연 버전은 신규 보스 '헥세 마리' 등 4개 보스가 등장한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핵앤슬래시 로그라이크 장르 발할라 서바이벌 △프로젝트C(가칭) △프로젝트Q(가칭) △프로젝트S(가칭) 등 총 4종을 소개한다.
웹젠도 100부스에 △오픈월드 액션RPG '드래곤소드'와 서브컬처 수집형RPG '테르비스'를 전시한다. 하이브IM은 100부스에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을 선보인다. 관람객은 PC·모바일 각각 스토리모드를 체험할 수 있다.
14~15일 열리는 'G-CON'에는 윤명진 네오플 대표이사와 요네야마 마이 애니메이터 겸 일러스트레이터가 기조 연설자로 나선다. 이 밖에도 '삼국지' 시리즈 개발사 코에이테크모의 시부사와 코우(에리카와 요이치) 대표이사 사장과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제작사인 스퀘어 에닉스의 키타세 요시노리 프로듀서, 하마구치 나오키 디렉터가 참여한다.
[르포]30분 시연에 3시간 대기는 기본…트리플A급 대작들의 향연
국내 최대 게임 박람회 지스타 2024에 수많은 인파가 모여들었다. 44개국 1375개사가 참여해 3359부스를 꾸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만큼 각 게임사의 신작을 체험해보려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게임사들은 부스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며 팬들을 맞이했다.
14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 위치한 펄어비스 부스에는 오전부터 '붉은사막'을 시연해 보려는 게임 팬들의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펄어비스는 이번 행사에서 100부스 규모로 붉은사막을 시연한다. 국내 팬들에게 붉은사막 시연을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연 버전에는 신규 보스 '헥세 마리' 등 4개 보스가 등장한다.
붉은사막 시연을 기다리는 팬들은 하나같이 게임이 빨리 출시됐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 팬은 "2019년에 공개됐는데 벌써 2024년이 다 지나갔다"며 "너무 오래 기다려서 궁금증만 계속 커지고 있었는데 이렇게 시연 기회가 있어 아침 일찍부터 찾아왔다"고 말했다. 시연을 마친 또 다른 팬은 "게임이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며 "기대한 만큼 재밌었다"고 했다.
크래프톤은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팬들은 카페 펍지에서 배틀그라운드 관련 모형과 사진을 찍고 간식을 즐겼다. 또 야외에 마련된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 부스에서 이벤트에 참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크래프톤이 지난해 공개한 '인조이'의 시연 대기 시간은 3시간을 훌쩍 넘겼다.
이번 지스타의 메인 스폰서인 넥슨 부스도 아침부터 팬들로 가득 찼다. 넥슨은 300부스 규모로 참가사 중 가장 큰 전시관을 꾸렸다. 넥슨은 시연 기기 500대로 '슈퍼바이브', '프로젝트 오버킬', '퍼스트 버서커: 카잔', '환세취호전' 등 게임 4종을 시연한다. 아울러 30주년 기념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팬들이 그동안 넥슨과 쌓은 추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했다.
넥슨 시연 부스를 기다리던 한 팬은 "던전앤파이터를 정말 열심히 했는데 던파 세계관을 활용한 프로젝트 오버킬을 시연할 수 있다고 해서 왔다"며 "2D인 던파를 3D로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연을 마친 한 팬은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플레이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며 "정식 출시되면 열심히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100부스·170개 시연 기기로 신작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몬길: 스타다이브' 등 2종을 시연한다. 넷마블은 부스에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등장하는 철왕좌 모형을 설치해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또 몬길에 등장하는 캐릭터 코스프레 무대 행사를 진행해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여한다는 한 팬은 "정말 많은 사람이 와서 놀랐다"며 "아무래도 이번 지스타에서는 여러 트리플A급 신작을 시연해 볼 수 있고 각종 이벤트와 행사가 많아 팬들이 더 많이 몰린 것 같다. 대기하는 시간이 길긴 하지만 각 게임사에서 이벤트도 잘 준비해줘서 즐겁다"고 말했다.
윤명진 "프로젝트 BBQ 역량 부족으로 실패…게임은 함께 개발해야"
부제 : [지스타 2024] 윤명진 네오플 대표 '라이브 게임 서비스하듯이 신규 게임 개발하기' 강연
"무엇이 문제인지 몰라 개발 조직과 공감대를 형성하기까지 2년 넘게 걸렸다. 결국 원작을 충실히 구현하자는 목표를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컨트롤과 최고의 액션 게임을 만들자는 목표로 바꿨고 그 결과 2022년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을 받았다."
윤명진 네오플 대표는 14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4 키노트 세션에서 자신의 실패 경험담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게임을 잘 개발할 수 있는지 강연했다.
윤 대표는 "프로젝트 BBQ를 완성하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된다"면서 "던전앤파이터(던파) 라이브 서비스를 하며 자신감이 있었지만 프로젝트 BBQ를 개발하기엔 경험과 역량 모두 너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하고 싶은 것만 생각한 결과"라며 "위대한 게임들이 존경받는 이유는 그런 게임을 아무나 만들 수 없기 때문인데 제가 바로 그 '아무나'였다. 열심히만 하면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개발 중단이었다"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프로젝트 BBQ 실패 이후 게임 개발 방향성을 할 수 있는 것 50%, 해야 하는 것 30%, 정말 하고 싶은 것 20%로 정했다"며 "프로젝트 BBQ를 중단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고 그렇게 경험을 쌓아 개발한 게임이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다"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또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선 개발진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모바일 던파를 개발할 때 원작을 충실하게 구현하기만 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개발진이 어떻게 만들어야 하냐고 물어볼 때마다 원작처럼 만들자고 했는데 원작에 대한 생각이 각자 달라 고생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끝으로 윤 대표는 게임을 개발하며 많은 피드백을 받을 것을 권했다. 윤 대표는 "모바일 던파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텐센트 측과 얘기해 중국 론칭 전 테스트를 굉장히 많이 했다"며 "중국에는 아이폰과 갤럭시 외에 수많은 모바일 기기가 있는데 만약 피드백을 받지 않았다면 그 많은 기기의 호환성이나 사용자의 니즈를 맞출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발자들은 게이머가 게임에 대한 거부감을 가질까 봐 미완성 상태에서 피드백 받는 것을 두려워한다"며 "이제 게임은 개발사에서 비밀리에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이 게임이 더 좋은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많은 분과 함께 개발하는 것이다. 개발 과정에서 뼈아픈 피드백을 받는 것이 게임을 출시하고 나서 바로 망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덧붙였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 "멀티 플랫폼·트랜스 미디어 전략 유지"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나 혼자만 레베업: 어라이즈'로 2024 게임대상 대상을 받은 것에 대해 "너무 오랜만에 대상을 받아 굉장히 기쁘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방 의장은 14일 오전 '지스타 2024' 넷마블 부스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히며 "K콘텐츠 밸류체인을 글로벌 선도 모델로 선보였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최근 2~3년 회사의 성과가 저조해서 사기가 저하돼 있었는데 다시 사기를 드높일 수 있는 계기가 돼서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 의장은 향후 게임 업계의 트렌드에 대해서는 "멀티 플랫폼이 일반화되고 있다"며 "현재 넷마블에서 개발하는 게임의 70~80%가 멀티 플랫폼 전략에 따라 움직인다"고 말했다. PC와 콘솔 등 다양한 형태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 같은 게임에 대해서도 유저마다 다른 니즈를 충족시키겠다는 취지다.
그는 "지난 5~6년간 넷마블은 트랜스 미디어 전략을 구사해 왔다"며 "지금은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추게 됐고 경험도 많이 쌓이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했다. 자체 IP와 세계관을 개발하는 것도 좋지만 한국은 물론 글로벌에 좋은 IP가 매우 많다"고 했다.
방 의장은 "좋은 IP 세계관을 게임에서 새로운 스토리와 연계해 다양한 플랫폼으로 유저 접근성을 넓혀준다면 앞으로 소재 고갈이나 미디어의 한정성을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나혼렙이 그런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줬고 이번 지스타에 출품한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이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개발한 나혼렙은 전날(13일)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을 받았다. 2015년 '레이븐'으로 대상을 받은 이후 9년 만이다. 나혼렙은 국내 IP를 게임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지난 5월 출시한 나혼렙은 글로벌 174개국 정식 출시 이후 글로벌 141개국에서 다운로드 1위, 글로벌 21개국 매출 1위, 글로벌 105개국 매출 톱10 등의 성과를 냈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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