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노래로 불의에 맞섰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무대에 올랐다.
노래가 끝 부분에 접어들면서였다.
특히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차별에 대해선 노래로 준엄하게 맞섰다.
노래가 사회적 모순에 저항하는 유일한 무기였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무대에 올랐다. 호흡을 가다듬었다. 전기기타의 첫 번째 줄을 튕겼다. 금속성 음향이 배어 나왔다. 드럼도 두들겼다. 둔탁한 소리가 가슴을 울렸다. 보컬리스트가 마이크를 들었다. 그리고 관중석을 향해 포효했다. 눈을 감고 반쯤 무릎을 꿇었다. 노래가 끝 부분에 접어들면서였다.
아일랜드 출신 록밴드 U2의 공연은 늘 그랬다.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1980년대부터 무려 30여년을 풍미했다. 2억장이 넘는 앨범을 판매했다. 그래서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음악적으로도 숱한 성취를 이뤄냈다. 록과 디스코, 팝, 컨트리 등 장르를 넘나들었다.
이 밴드가 지금까지도 주목받는 대목은 사회 모순에 늠름하게 목소리를 냈다는 점이다. 특히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차별에 대해선 노래로 준엄하게 맞섰다. 노래가 사회적 모순에 저항하는 유일한 무기였다.
사회 고발을 담은 노랫말은 그래서 이들에겐 필수였다. 적극적인 사회적 참여로도 독보적이었다. 밴드의 리더이자 보컬인 보노의 영향력은 한 국가 지도자에 버금갈 정도였다.
최근 국내에서 출간된 보노의 자서전이 잔잔한 여운을 던지고 있다. 그는 책을 통해 혈기 넘치는 청소년 4명이 10대의 아이콘에서 세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밴드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담았다. 그는 대표 곡인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를 기점으로 세상을 향한 메시지를 냈다. 이 노래의 모티브는 1972년 영국군이 시위를 벌이던 비무장 아일랜드계 주민들에게 실탄 사격을 가한 사건이었다. 티베트 독립을 지지하는 공연으로 중국 입국을 제지당하기도 했다.
그의 동료들은 빈곤과 에이즈 문제에도 관심을 촉구했다. 넬슨 만델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과도 교류했다.
보노는 “늘 우리의 명성을 활용해 줄을 서 있는 레스토랑에서 먼저 자리를 안내받는 것보다는 더 유용한 곳에 쓰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식을 지키는 게 진정한 평화라는 뜻이다. 이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그래서 명쾌하다. 그리고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낀 경기도’ 김동연호 핵심 국비 확보 걸림돌…道 살림에도 직격탄 예고
- 삼천리그룹,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 단행
- 공천 개입 의혹 명태균·김영선 구속..."증거인멸 우려"
- 한국 축구, 북중미월드컵 亞 3차 예선서 파죽의 4연승
- “해방이다” 수험생들의 ‘수능 일탈’ 우려...올해는 잠잠하네 [2025 수능]
- "우리 집으로 가자" 광명서 초등생 유인한 50대 긴급체포
- [영상] “온 어린이가 행복하길”…경기일보‧초록우산, 제10회 경기나눔천사페스티벌 ‘산타원
- 성균관대 유지범 총장, 대만국립정치대학교에서 명예 교육학 박사학위 받아
- 어린이들에게 사랑 나눠요, 제10회 나눔천사 페스티벌 산타원정대 [포토뉴스]
- 이재명 “혜경아 사랑한다” vs 한동훈 “이 대표도 범행 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