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테크] 레이더에 AI·카메라 더한 韓 교통관리시스템, CES 2025 혁신상 수상
이탈리아 도시의 500년 묵은 교통체증 해결 나서
생체신호 감지하는 소형 레이더 센서, 의료에 적용
‘자율주행차의 눈’이라 불리는 레이더가 자율주행 시대의 필수 기술로 자리 잡았다. 국내 레이더 솔루션(소프트웨어) 기업인 비트센싱은 첨단 레이더에 카메라, 인공지능(AI)을 더한 기술을 자율주행 차량뿐 아니라 도로 인프라 전반에 적용하고 있다.
지난 8일 경기 성남시 비트센싱 본사에서 만난 이재은 대표는 “4차원 이미징 레이더 기술을 이용해 유의미한 데이터를 생성하고 이를 실생활 곳곳에 활용하는 것이 목표”라며 회사를 소개했다. 레이더로 거리와 높이⋅깊이⋅속도 4가지 차원을 감지한다는 것이다.
2018년 설립된 비트센싱의 핵심 기술력은 교통 모니터링 센서인 티모스(TIMOS)와 트랙사이트(TraXight)다. 티모스는 레이더와 카메라, AI를 결합한 형태의 교통 관리 시스템으로,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해 전송한다. 이 대표는 “티모스는 세계 최초로 레이더와 카메라, AI를 융합한 제품”이라며 “비트센싱이 선두에 서서 시장을 열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블 TV 셋톱 박스 크기의 티모스 장치는 시속 최대 320㎞로 주행하는 차량을 최대 256대까지 동시에 감지해 분류할 수 있다. 데이터는 초당 20회 수집되고, 최대 감지 범위는 300m다. 시야 폭은 200도, 시야 고도는 30도다. 8개 고속도로 차선을 양방향으로 모니터링하기에 충분한 성능이다. 티모스는 레이더와 카메라를 모두 사용해 악천후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티모스로 얻은 데이터는 지능형 교통체계(ITS) 통합 솔루션인 트랙사이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교통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데 쓰인다. 교통량이나 보행자 수, 교통 흐름과 관련된 데이터를 보고 도로 확장이나 신호등 시간 변경, 도로 구성 재배치를 통해 교통 체증을 해결할 수 있다. 이러면 자동차가 교통 체증에 갇히면서 발생하는 배기가스 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
비트센싱은 올 여름부터 국토교통부의 K-시티 네트워크 프로젝트를 통해 이탈리아 베로나의 포르타 누오바 교차로에서 교통 관리 시스템을 실증하고 있다. 포르타 누오바는 500년 동안 교통 체증이 심하기로 악명이 높은 교차로다.
회사는 포르타 누오바의 진입 차선 5개와 출구 차선 6개를 관찰하도록 티모스 10대를 설치했다. 올해 안에 복잡한 교차로의 데이터를 분석해 교통 혼잡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후에는 적용 범위를 더 넓혀 실증할 예정이다.
김의철 부사장은 “레이더와 카메라를 융합한 제품을 도시 인프라에서 실증한 사례는 처음”이라며 “베로나애서는 지자체가 인프라 설치와 관리, 신호를 모두 제어할 수 있어 시스템을 실증하기 최적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베로나에 적용한 솔루션 트랙사이트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서 스마트 시티 부문 혁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재은 대표는 “처음부터 센서뿐 아니라 데이터 기반의 솔루션까지 확장하겠다고 했던 말들이 증명되고 있는 것 같다”며 “스마트 시티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트센싱이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성과”라고 말했다.
비트센싱은 교통 인프라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레이더 기술을 적극 적용하고 있다. 작은 레이더 센서로 생체 신호를 감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응급 상황과 독거노인 돌봄에 활용하는 것이다. 회사는 일본 요양원과 계약을 맺고 웨어러블(wearable·착용형) 기기를 대체할 수 있는 비접촉 방식의 모니터링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비트센싱의 최종 목표는 ‘어디나 있는 레이더로 더 나은 삶 구현(Radar Everywhere, Better Life with Radar)’이다. 이재은 대표는 “레이더 기술이 일상 곳곳에 스며들어 안전과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티모스 시스템과 트랙사이트 같은 혁신적인 솔루션을 통해 차량 흐름을 개선하고 도로 안전을 강화하며, 더 나아가 글로벌 스마트 시티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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