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벼르는 워싱턴DC… 이제 저자세 된 바우저 시장
미국 수도인 워싱턴DC의 뮤리얼 바우저 시장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측에 여러 차례 만남 의사를 타진했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며 “우리는 새 행정부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원활하고 협력적인 인수인계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2014년부터 내리 3선을 한 흑인 여성 시장인 바우저는 트럼프의 첫 임기 때 대통령과 사사건건 대립해 온 ‘저항의 얼굴’이었다. 그런데 트럼프가 재선에서 성공하고 공화당이 상·하원까지 장악하자 로키(low-key) 자세를 취하고 나섰다.
서울의 30% 정도 되는 면적(177㎢)에 인구도 약 70만명에 불과한 워싱턴DC는 민주당 지지세가 압도적인 곳이다. 3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이번 대선에선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92.5%의 득표율로 트럼프(6.7%)를 압도했다. 이런 워싱턴DC를 트럼프와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자들은 ‘기득권과 부패에 찌든 늪이자 개혁의 대상’으로 본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우리가 워싱턴을 점령하고 청소할 것”이란 주장을 반복했는데 압도적 승리와 함께 그가 공언한 개혁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신설하는 ‘정보효율부(DOGE)’를 통해 공무원 구조조정, 인력 재배치, 연방 기관 폐지 등을 벼르고 있다. 공무원 덕분에 먹고사는 소(小)도시의 수장 입장에선 골치가 아프게 된 것이다. 바우저는 현재 낙후된 도심 재개발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 헌법을 보면 워싱턴DC는 연방 의회가 직할(直轄)하는 ‘연방 지역’으로 상·하원에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이 없다. 1973년 처음 구성된 시정부·시의회도 의회의 검토나 승인 없이는 독자적으로 법안이나 예산을 통과시킬 수 없다. 그동안은 민주당이 버팀막이 됐지만 이번에 공화당이 대선은 물론 상·하원 선거에서 모두 승리하며 협조는커녕 훼방을 받을지도 모르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특히 바우저는 트럼프와 공화당 의원들에 미운털이 단단히 박혀 있는 인물이다. 2020년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청년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하자 워싱턴DC에서도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가 있었는데 이때 갈등이 정점에 달했다. 트럼프가 워싱턴DC 경찰에 시위대 폭력에 대한 단속을 요구하자 바우저는 백악관 앞 라파예트 광장 도로 위에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는 대형 문구를 새겨넣는 것으로 응답했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180도 역전됐다. 바우저는 이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했다. 자신이 4년 전 설치한 문구를 들어낼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건 공공 예술”이라면서도 “아직 하지 않은 대화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때 트럼프에 대한 저항의 얼굴과도 같았던 바우저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라고 했다. 내년 1월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대통령 집무실로서 갖는 백악관의 위상도 예전만 못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미 트럼프는 워싱턴DC에서 비행기로 약 3시간 거리에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 정권 인수팀을 차려 놓고 인선 등 대부분의 업무를 보고 있다. 트럼프는 첫 임기 때도 마러라고와 뉴저지의 골프 클럽에서 주말을 보냈다. CNN은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멜라니아 여사가 백악관에 상주하지 않고 아들 배런이 살고 있는 뉴욕,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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