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개입 의혹’ 명태균·김영선 구속… 법원 “증거인멸 우려”
정지은 창원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명 씨와 김 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두 사람은 김 전 의원을 국회의원 후보로 추천한 대가로 16회에 걸쳐 세비 7620만 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비 후보자 2명으로부터 2억40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김 전 의원은 “명 씨를 시켜 공천을 부탁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명 씨 역시 “빌려준 선거 준비 비용을 돌려받은 것”이라고 주장했고, 예비후보자의 기부에 대해서도 “1원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결국 구속됐다.
두 사람이 모두 구속되면서 검찰은 명 씨가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불법 여론조사를 했다는 의혹과 김건희 여사로부터 두 차례 돈봉투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이 증거인멸 우려를 강조하자 명 씨는 “휴대전화 폐기는 오래되고 낡아 보관할 필요가 없었던 것일뿐 증거인멸과 관련이 없다”며 “현재 무릎 수술로 인해 매일 통원치료를 받고 있고, 배우자와 딸 3명을 부양하고 있어 도주할 의사도 없다”는 주장도 펼쳤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두 사람이 구속된 만큼 검찰 수사는 명 씨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의 회계담당자였던 강 씨는 대선 기간 명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미래한국연구소가 윤 대통령을 위한 불법 여론조사를 81회 실시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강 씨는 여론조사 비용 3억7000만 원을 받기 위해 명 씨가 서울로 가서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아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명 씨가 김 여사로부터 두 차례 돈봉투를 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돈봉투의 대가성 여부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명 씨 측에 따르면 명 씨는 검찰 조사에서 “(김 여사로부터) 두 번 정도 (돈을) 받은 기억이 있다. 교통비 정도였다”며 “정확한 시기나 액수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돈봉투 사진을 제시하며 받은 시점을 묻자 명 씨는 “기억나는 것은 2021년 9월경”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검찰은 명 씨가 받은 돈이 500만 원이라는 진술을 강 씨로부터 확보한 상태다.
당시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입당 후 당내 경선에 막 뛰어든 시점으로, 봉투에는 김 여사가 운영한 전시기획사인 ‘코바나컨텐츠’가 적혀 있었다. 다만 명 씨는 돈을 받은 다른 시점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창원=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창원=최원영 기자 o0@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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