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개입 의혹’ 명태균·김영선 구속…법원 “증거인멸 우려”

15일 새벽 창원교도소 수감…예비후보 2명은 불구속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왼쪽)씨와 김영선 전 의원이 14일 오후 경남 창원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법원을 나서 대기 장소인 창원교도소로 향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 등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인물들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창원지법 영장전담 정지은 부장판사는 15일 새벽 1시20분께 영장실질심사(구속전 피의자 심문)를 거쳐 창원지검이 청구한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지은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라고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고령군수 예비후보자 배아무개(61)씨와 대구시의원 예비후보자 이아무개(61)씨에 대해서는 “범죄 성립 여부에 관하여 다툼이 있고, 피의자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해야 할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라며 구속하지 않았다.

14일 저녁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창원교도소로 이동해 대기하던 명씨와 김 전 의원은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15일 새벽 곧바로 수감됐고, 배씨와 이씨는 풀려나서 집으로 돌아갔다.

앞서 지난 11일 창원지검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이들 4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명태균씨는 지난 2022년 8월23일부터 2023년 11월24일까지 16차례에 걸쳐서 김 전 의원으로부터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정치자금 7620만원을 기부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22년 6월1일 실시된 지방선거의 후보자로 추천하는 것과 관련해 2021년 9월부터 2022년 2월 사이에 배씨와 이씨에게서 각 1억2천만원씩 모두 2억4천만원의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윤석열) 대통령 후보 부부와 친밀한 관계라고 주장하고 주변에 과시하여,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하여 세비를 교부받고” “4선 국회의원인 김 전 의원을 내세워 지방선거에서 공천받고 싶어하는 지역 사업가들에게 자신에게 협조하면 공천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말하여 그들로부터 거액을 교부받았다”라고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해 12월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를 창원지검에 고발하고, 명씨 등 4명을 수사의뢰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창원지검은 지난달 10일 공직선거법 공소시효 만료일에 맞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내사 종결(입건 전 조사 종결) 처리했다. 애초 창원지검이 이 사건을 검사 없는 수사과에 배당했다가, 언론 보도가 시작된 지난 9월에야 형사4부(부장 김호경)로 사건을 넘기면서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해 공소시효 만료일까지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구속영장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청구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