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상·하원 싹쓸이 ‘레드 스위프’… 한국계 데이브 민은 하원 입성
미셸 박 스틸은 아직도 경합 중
지난 5일 미국 대선과 함께 실시된 연방 의회 선거에서 한국계 데이브 민(민주·캘리포니아)이 13일 하원 의원에 최종 당선됐다. 이미 영 김(공화·캘리포니아), 매릴린 스트리클런드(민주·워싱턴)가 하원에서 중진에 해당하는 3선(選)에 성공했고 앤디 김(민주·뉴저지)은 한국계 최초로 상원 의원에 당선돼 이번 선거에서 총 4명의 한국계 연방 의원이 탄생했다. 여기에 하원 개표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미셸 박 스틸(공화·캘리포니아)까지 3선에 성공할 경우 한국계 연방 의원은 역대 최다인 5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로써 한국계가 1903년 시작돼 올해 121주년을 맞는 한인의 미국 이민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P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47선거구에 출마한 데이브 민은 이날 개표가 93% 진행된 가운데 51.3% 득표율로 공화당 스콧 보(48.7%) 후보를 꺾고 하원 의원에 처음으로 당선됐다. 개표 초반에는 상대 후보에 근소한 차이로 밀려 고배를 마시는가 싶었지만, 중반을 넘어가며 전세를 뒤집어 최종 승자가 됐다. 1976년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데이브 민은 펜실베이니아대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캘리포니아대 어바인(UC어바인) 법대에서 상법을 가르쳤다. 민주당 상원 일인자인 척 슈머 원내대표의 경제·금융정책 고문을 지내며 정계에 입문했다. 그가 당선된 47선거구는 로스앤젤레스 남쪽 부촌인 오렌지 카운티에서 한인들이 많이 사는 어바인과 헌팅턴비치 등을 포함하는 지역이다.
미셸 박 스틸도 14일 오후 2시(한국 시각) 기준 50.1% 득표율로 민주당 데릭 탄(49.9%)에게 근소하게 앞서 있다.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스틸은 1975년 부모님과 미국으로 건너와 페퍼다인대와 서던캘리포니아대 MBA를 졸업했다. 1993년 LA 시장 후보 선거 캠프에 참여하며 정계에 발을 들였고 2020년 현역 의원을 꺾고 하원에 처음 입성했다.
한국계는 1993~1999년 김창준 전 의원이 처음 캘리포니아 하원의원에 당선되며 미 국회에 입성한 뒤로, 점점 당선자 수를 늘려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앤디 김 의원이 한국계 최초로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되고, 그동안 주(州) 의원이었던 데이브 민 의원이 연방 하원의원이 되면서 미 의회 상·하원에 고루 한국계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당선을 확정 지은 영 김(한국명 김영옥) 의원과 매릴린 스트리클런드(한국명 순자) 의원은 모두 3선에 성공하면서 당내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는 평을 듣게 됐다.
공화당은 한편 대선과 상원 선거에서 승리한 데 이어 이날 하원 435석의 과반에 해당하는 218석을 확보했다. 이로써 대선과 상·하원을 공화당의 상징 붉은색이 싹쓸이하는 ‘레드 스위프’가 실현돼 행정부와 의회 권력이 공화당으로 쏠리게 됐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과 사사건건 대립했던 트럼프 첫 임기와 달리 집권 2기는 의회의 견제 없이 독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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