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선거법 위반 1심서 벌금 150만원

李 대선 경선 때 법인카드 유용해
민주당 의원 아내 등에게 식사 대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14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위반 혐의' 1심 선거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아내 김혜경씨에게 벌금 150만원이 선고됐다. 김씨는 2021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경기도 법인카드로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의 배우자 등 6명에게 식사를 대접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김씨는 그동안 “비서 배모씨(전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가 나 몰래 결제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수원지법 형사13부(재판장 박정호)는 14일 김씨의 혐의를 전부 인정하며 유죄를 선고했다.

김씨는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다고 선언한 이후인 2021년 8월, 서울 종로구의 한 중식당에서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의 배우자 3명과 자신의 운전기사, 수행원 등 총 6명에게 10만4000원 상당의 식사를 대접한 혐의를 받는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후보자와 그 배우자는 밥을 사는 등 기부 행위를 해선 안 된다. 당시 식사 비용은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됐다. 당시 경기도 공무원 조명현씨는 “배씨의 지시를 받아 내가 직접 결제했다”고 폭로했다.

검찰은 김씨의 지시나 묵인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지난 2월 그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날 재판부는 “배씨가 피고인의 묵인이나 용인 아래 기부 행위를 했다”며 “피고인과 순차적이고 암묵적인 의사 결합이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김씨와 배씨가 공범이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고 배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할 위험이 있었다고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이 사건 외에도 2021년 7~8월 여러 차례 민주당 국회의원의 배우자 등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경기도 임기제 공무원이었던 배씨가 2010년부터 김씨의 사적인 수행비서였다는 사실, 배씨가 이 대표 부부의 성남시 아파트에 경기도 법인카드로 구입한 포장 음식, 샌드위치, 과일 등을 배달했다는 사실도 모두 인정했다.

김씨의 변호인은 “재판부가 추측, 추론으로 유죄 판결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항소하겠다고 했다.

대법원에서도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김씨는 5년간 선거운동을 할 수 없게 된다. 이 대표가 대선에 출마해도 도울 수 없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