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대포 2방, 쿠바 무너뜨렸다
“김도영이 우리 팀이면 이런 기분인가요.”
첫 성인 국가대표 발탁에도 ‘슈퍼스타’ 본능은 숨길 수가 없었다. 김도영(21·KIA)은 14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구장에서 열린 2024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B조 2차전 한국과 쿠바의 경기에서 2회 결승 만루 홈런을 포함해 2홈런 5타점으로 8대4 승리에 선봉장이 됐다. 전날 1차전에서 대만에 3대6으로 지면서 흔들렸던 한국 대표팀은 난적 쿠바를 누르고 1승 1패를 기록했다.
원래 이날 경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전날 도미니카에 1대6으로 진 쿠바는 이날 한국을 상대로 에이스 리반 모이넬로(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선발로 올렸다.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 25경기에서 11승 5패 평균자책점 1.88(일본 퍼시픽 리그 1위)로 막강한 위력을 과시한 투수였기 때문. 그러나 스물 한 살에 한국 프로야구 최고 타자가 된 김도영이 그 장벽을 단숨에 허물었다.
한국은 2회말 2사에 문보경(LG)이 2루타를 치며 진루하면서 물꼬를 텄다. 모이넬로가 다소 흔들리자 박성한(SSG)과 최원준(KIA)의 연속타로 선취점을 냈고 이어 홍창기(LG)가 볼넷을 얻어내 만루를 만든 뒤 신민재(LG)가 몸에 맞는 공으로 2-0. 2사 만루에 김도영이 타석에 들어섰다. 1회 첫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두번은 당하지 않았다. 모이넬로가 던진 바깥쪽 높은 초구를 바로 끌어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타자도 외야수도 직감했다.
김도영은 7-0으로 앞선 7회초 1사에 쿠바 구원투수 파벨 에르난데스의 초구를 걷어올려 다시 왼쪽 담장을 넘겼다. 이날 홈런 2개와 2루타 1개를 포함 4타수 3안타 5타점 2득점. ‘김도영의 날’이었다. 올 시즌 국내 프로야구 무대에서 최연소 30(홈런)-30(도루)을 달성하면서 보여준 그 위력이 국제 무대에서도 빛을 발했다.
공격뿐 아니라 약점으로 지목됐던 수비도 이날만큼은 준수했다. 3루수로 나온 그는 2회초 3루 쪽 안타성 타구를 직선타로 잡아내더니 4회초 1사 1-2루 위기에서 다시 3루 왼쪽으로 빠질 뻔한 타구를 잡아내 직접 3루를 밟고 1루에 정확히 송구, 병살 플레이를 만들어 냈다. 5회초 무사 1-2루 위기에서도 3루 방면 안타성 타구를 직선타로 처리했다. 5회말에는 우전 안타를 친 뒤 쿠바 우익수가 방심한 틈을 타 재빨리 2루까지 달렸다. 공·수·주 모두 발군의 활약이었다. 전날 대만전에서도 3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으로 고군분투한 그는 이틀 연속 한국 전력 핵심으로 자리를 굳혔다.
대만전 선발 부진(고영표 2이닝 6실점)과 달리 이날 한국 선발 곽빈(두산)은 4이닝 3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지난달 국내 리그 포스트 시즌 와일드 카드전에서 부진해 불안한 관측도 나왔으나 올 시즌 다승왕 명성을 어느정도 되찾았다. 5회 무사 1-2루에서 마운드를 넘겨받은 소형준(KT)도 곽도규(KIA)와 함께 6회까지 무실점을 합작했다.
7회 마운드에 오른 이영하(두산)는 수비 실책이 잇따르며 무사 만루로 몰렸지만 후속 타자들을 잘 요리하며 단 1실점으로 위기를 넘겼다. 아쉬운 건 8회 나온 김택연(두산). 나오자마자 연타석 홈런을 맞으며 3실점.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못 잡고 내려가야 했다. 대신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정해영(KIA)과 박영현(KT)이 쿠바 타선 깔끔하게 처리하며 4점 차 승리를 지켰다.
대만은 이날 도미니카 공화국과 2차전에서 2대1로 이겨 2연승을 거두며 B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도미니카 공화국은 1승 1패로 한국과 동률. 한국은 15일 일본(1승)과 B조 3차전을 펼친다. 한국을 이긴 대만이 연승을 타면서 한국으로선 일본을 이겨야 슈퍼라운드 진출이 유력한 상황이다. 일본전 선발은 좌완 최승용(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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