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래로 고수익 보장”… 신종 투자 사기 주의하세요

신기술 내세워 투자자들 꼬드겨
“계좌 동결 가능해야 피해 줄여”

부산에 사는 서모(61)씨는 지난 7월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된 업체 ‘원캐리’에 은퇴 자금으로 아껴뒀던 300만원을 투자했다. 업체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분산 투자로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홍보했다. 유명 연예인의 사진을 내걸었고, 부수입을 얻고 있다는 사례자들이 영상에 등장했다. 그러나 서씨가 3개월 뒤 돈을 출금하려고 하자, 업체 사이트와 유튜브 채널 등은 모두 삭제돼 연결이 되지 않았다.

최근 AI 등 새로운 기술을 내세워 피해자들을 현혹하는 투자 사기가 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지피티 거래’, ’AI 거래’ 등 그럴듯한 이름을 붙여 홍보한다. 예를 들어 한 업체는 새로운 투자 기법으로 ‘지피티 거래’를 홍보하며, 생성형 AI인 챗GPT를 통해 24시간 내내 세계 정세를 분석한 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원자재에 대신 투자하기 때문에 무조건 안정적인 수익이 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관련 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법무법인 플래닛 관계자는 “원캐리 등 이런 업체 관련 피해 상담이 전국에서 들어왔다”며 “작년 하반기부터 이름만 바꾼 비슷한 수법의 사기 관련 상담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투자 사기 관련 계좌를 동결할 수 있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법에선 보이스 피싱이나 대출 사기 이용 계좌로 의심되는 경우 피해자와 수사기관이 금융회사에 계좌 지급 정지를 신청할 수 있지만, 투자 사기는 해당하지 않는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보이스 피싱 외에 기타 사기 범죄의 경우도 계좌 지급 정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사기 방지법이 발의됐으나 폐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