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수수로 하와이 일으켜준 한국인… 금융서비스 이용 돕겠다”
“미국 금융권은 트럼프 당선인이 1기 집권기 때 친(親)기업 정책을 많이 펼쳤다는 걸 알고 있고, 트럼프가 무엇에 초점을 맞추고 무엇을 달성하고 싶은지 알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만난 아널드 마틴스 CPB(Central Pacific Bank) 은행장은 미국 현지 금융권이 트럼프 당선인을 보는 시각을 이렇게 요약했다. CPB은행은 자산이 74억달러(약 10조4000억원)로, 하와이에 소재하고 있는 4개 은행 중 셋째로 덩치가 큰 은행이다.
마틴스 행장은 “미국 은행들은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현재 각종 규제 때문에 위축된 은행 간 인수합병(M&A) 부문에서 규제를 많이 없애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한 고(高)관세 부과 정책으로 인해 향후 미국 물가가 올라 시장 금리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서는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민들의 생계비 부담을 줄여야 하는 처지다 보니 시장의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에 끼치는 영향도 그렇게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마틴스 행장은 하와이은행들에 한국 고객들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하와이에서 비행시간으로 9시간이나 떨어진 곳이지만, 하와이에 대한 한국인 투자가 늘다 보니 하와이 은행들은 한국을 전략적으로 중요한 나라로 보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고 했다. 한 해 하와이를 방문하는 한국인은 약 20만명이고, 약 5만명의 한국인이 하와이에서 거주하고 있다. 갈수록 많은 한국인이 하와이에 집이나 콘도미니엄 등 부동산을 사들이면서 이들에 대한 대출 등을 유치하기 위해 하와이 은행 간에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틴스 행장은 “CPB은행은 70여 년 전 진짜 돈이 필요한 소상공인이나 서민을 돕는다는 취지로 설립이 됐다”며 “120년 전 하와이로 이주한 한국인들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며 하와이 경제를 일으킨 장본인이라는 면에서도 한국은 하와이에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는 “CPB은행은 한국 고객들이 하와이에서 주택을 구입하거나 사업을 할 때 편리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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