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고뇌의 주목과 맞이하는 가을과 겨울의 틈
해발 1458m 향한 전국 유일 무장애길
대자연 경이로움·신선한 바람 만끽
왕발·참선·삼두근주목 등 특색
‘기 스카이워크’ 백두대간 풍경 한눈
해발 1458m 산 정상을 아무런 장애없이 오를 수 있는 전국 유일한 곳. 4계절 색다른 모습으로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지금은 가을의 끝자락에서 겨울의 숨결을 느껴보기에 충분한 곳. 국내 스키장의 시초 모나용평의 주산 발왕산 천년주목숲길과 기 스카이워크의 이야기다.
발왕산은 지금 절정을 이뤘던 단풍은 지고 새벽이면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 속에 용평스키장은 지난 6일 올해 첫 인공눈만들기에 들어가 가을과 겨울이 공존하고 있다.
발왕산 천년주목숲길은 모나용평에서 발왕산 관광케이블카를 타고 오른다. 왕복 7.4㎞에 이르는 케이블카는 발왕산 정상 드레곤캐슬 하차장까지 오르는데 18분이 소요된다.
하차장에 도착해 발왕산 정상 평창 평화봉 방면으로 걸어가면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떠오르는 천년주목숲길을 만날 수 있다. 이 길은 지난 2020년 누구나 편안히 이용할 수 있는 무장애 데크길 조성사업을 추진, 매년 산책코스를 확대해 지난해까지 연장 2790m의 목재 데크길을 조성했다.
특히 완만한 경사로의 무장애 데크길로 노약자나 장애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도 관광케이블카를 타고 주목숲길을 둘러볼 수 있는 전국 유일의 길이다. 발왕산 정상 부근 남동쪽 산사면에 지그재그로 조성된 발왕산 천년주목숲길은 고산지대 척박한 환경에서 천년을 살아 온 각양각색의 주목과 휘귀한 수목이 자라고 각 나무마다 고유의 이름을 붙인 스토리텔링이 있어 걷고 탐방하는 재미를 더한다.
드레곤캐슬 하차장에서 평화봉으로 향하는 최상단 데크길의 끝자락에 자라고 있는 마유목은 수령 100년가까이로 추정되는 야광나무 줄기 가운데에 마가목이 자리잡고 함께 자라는 희귀한 수목이다.
줄기는 야광나무이지만 상단 가지와 잎부분은 두 나무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약 40~50년생으로 추정되는 마가목이 야광나무의 속이 빈 줄기 가운데에 뿌리를 내리고 함께 살아가는 특이한 모습이다. 이 나무는 품속에 파고든 마가목을 품어 키우는 야광나무와 뿌리를 튼튼히 내려 오래된 야광나무를 쓰러지지 않도록 지탱해 주며 함께자라는 마가목이 어머니와 아들의 효정과 사랑을 보여주는 것으로 스토리텔링해 모나용평 직원들은 나무의 이름을 ‘세상에 유일한 마가목’이란 뜻의 ‘마유목’으로 명명했다.
또 천년주목숲길에는 데크길에 줄기를 드리워 허리를 숙여야 지나갈 수 있는 ‘겸손나무’와 서울대 정문의 형상을 빼어 닮은 ‘서울대나무’, 4계절 푸른 이끼를 볼 수 있는 ‘발왕수 이끼가든’, 발왕산 정상 아래에서 뿜어져 나오는 천연 생수를 마실 수 있는 ‘발왕수가든’, 봄철이면 야생 산목련을 감상할 수 있는 ‘산목련 가든’ 등 특색있는 볼거리가 즐비하다.
특히 데크길에는 가는 곳마다 특이한 주목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마유목에서 하단부로 이어지는 천년주목숲길에는 바위돌 위에 뿌리를 넓게 펼쳐박고 살아가는 ‘왕발주목’, 오랜 세월을 견디며 속이 텅빈채 살아가는 ‘참선주목’, 쓰러져 죽은 채로 이끼를 뒤집어 쓰고 있는 ‘천년이끼 사랑나무’, 사람의 삼두근을 떠올리게 하는 ‘삼두근주목’, 고사한 본 나무줄기에 새로운 가지가 나와 살아가는 ‘뿌리깊은 주목’, 8자 형상의 가지를 갖고 있는 ‘8자주목’, 마르고 부러진 그루터기 기둥 위에 가지를 드리우고 살아가는 ‘고뇌의 주목’ 등 다양한 주목의 형상을 각각 특색있는 의미를 담아 명명한 주목들이 자리잡고 있다.
또 둘레 4.5m, 수령 2000년에 가까우며 몸통 가운데에 주목을 품고 키워내는 ‘어머니주목’, 3대가 함께 살고 있는 수령 900년의 ‘종갓집주목’, 여덟개의 구멍을 갖고 있는 ‘8왕눈이주목’, 우람한 자태로 보는 이를 압도하는 ‘아버지왕주목’ 등 곳곳에 볼거리가 이어지고 나무마다 의미있는 이름과 설명을 곁들여 대자연의 품속에서 삶의 모습을 반추하는 시간을 갖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천년주목숲길을 돌아 본 후 드래곤캐슬 엘리베이터를 타고 기 스카이워크에 오르면 발아래 까마득한 스키슬로프를 내려다 보는 아찔한 스릴과 멀리 백두대간의 장엄한 풍경을 한눈에 조망하는 환희를 느낄 수 있다.
동북쪽으로는 선자령과 황병산, 서쪽으로 오대산, 남서쪽으로 가리왕산 등 백두대간 준령들의 위엄을 가감없이 조망할 수 있고 발아래에는 도암호의 전경을, 맑은 날에는 강릉 경포대 앞 동해바다도 눈에 들어 온다.
발왕산 무장애데크길은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유산 중 하나인 평화를 상징해 발왕산 해발 1458m 정상에 지난 2019년 지정한 평창평화봉까지 이어지는 사업이 진행돼 또다른 명소의 탄생을 앞두고 있다.
현재 조성돼 있는 무장애데크길에서 평창평화봉까지 410m 구간에 조성 중인 데크길은 오는 연말까지 마무리될 예정으로 연말이면 노약자와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도 큰 어려움 없이 국내에서 12번째로 높은 평창평화봉에 올라 장엄한 대자연의 풍광을 만끽할 수 있게 된다.
가을과 겨울이 교차하는 시기. 발왕산천년주목숲길에 올라 데크길을 걸으면 2000년을 살아온 다양한 주목과 천연림 등 대자연의 경이로움과 겨울로 향하는 신선한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생활의 활력을 되찾는데 부족함이 없다. 신현태 sht9204@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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