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물꼬 튼 2루타 쾅!…반등 계기 마련한 문보경, 류중일호 공격력 극대화시킬까 [프리미어12]

문보경(LG 트윈스)이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과연 그는 앞으로도 맹활약하며 류중일호를 슈퍼라운드가 열리는 일본 도쿄돔으로 안내할 수 있을까.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4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 야구장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쿠바를 8-4로 제압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쿠바와 더불어 대만, 일본, 도미니카 공화국, 호주와 함께 B조에 속했다. 13일 대만전에서는 3-6으로 무릎을 꿇었으나, 이날 승리로 분위기를 바꿈과 동시에 조 2위에게까지 주어지는 슈퍼라운드행 티켓 획득 가능성을 되살렸다.

멀티포를 쏘아올린 김도영(KIA 타이거즈)의 4타수 3안타 2홈런 5타점 맹활약, 선발투수 곽빈(두산 베어스)의 4이닝 3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쾌투 등 야구 팬들이 듣고 싶었던 소식들이 속속 전해진 가운데 또 하나의 낭보도 있었다. 그것은 바로 문보경의 타격감 회복이었다.

7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문보경은 2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맞이한 첫 타석에서부터 호쾌한 안타를 신고했다. 올해 일본프로야구(NPB)에서 11승 5패 평균자책점 1.88(퍼시픽리그 1위)을 작성한 리반 모이넬로(소프트뱅크 호크스)의 3구를 밀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쳐냈다.

이는 빅이닝의 발판이 됐다. 이후 한국은 박성한의 좌전 안타와 2루도루로 연결된 2사 2, 3루에서 최원준의 1타점 적시 내야 안타로 첫 득점을 뽑아냈다. 최원준의 2루도루와 홍창기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만루에서는 신민재가 사구를 얻어내며 밀어내기로 한 점을 보탰고, 후속타자 김도영은 좌월 만루포를 작렬시켰다.

그렇게 한국 공격의 포문을 열었던 문보경은 3회말 삼진으로 돌아선 뒤 5회초 수비 때 송성문(키움 히어로즈)과 교체됐다. 현지 취재 기자에 따르면 허리에 살짝 불편함이 있었던 까닭이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고 보호차원이다.

지난 2019년 2차 3라운드 전체 25번으로 LG의 부름을 받은 뒤 지난해까지 통산 364경기에서 타율 0.289 27홈런 16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7을 써낸 문보경은 올 시즌 큰 성장세를 보였다. 144경기에서 타율 0.301(519타수 156안타) 22홈런 101타점 80득점을 올렸다. 개인 최초로 3할-20홈런-100타점을 달성했으며, 안타와 득점 역시 커리어하이였다. 시즌 중반부터는 LG의 4번 타자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하지만 가을 들어 웃지 못한 문보경이다. KT위즈와 준플레이오프에서 5경기 동안 타율 0.053(19타수 1안타)에 그쳤다. 이어 그는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에서도 14타수 4안타에 머물며 반등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했다.

대표팀에서도 시련은 계속됐다. 1~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쿠바와 두 차례 평가전에서 8타수 2안타에 그쳤다. 대만에 입성한 뒤 진행된 대만프로야구 웨이치안 드래곤즈와 연습경기에서도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으며, 대회 첫 일정이었던 대만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좀처럼 부활하지 못했다.

이날은 달랐다. 문보경은 한국 공격의 물꼬를 트는 2루타를 때려내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우려됐던 허리 통증도 경미하다고 알려진 상황. 과연 문보경이 앞으로도 좋은 타격감을 과시하며 류중일호의 공격을 이끌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