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수비 모두 ‘퍼펙트’···14일 밤, 톈무구장에 상영된 ‘김도영 올마이티’[프리미어12]
시즌 내내 KBO리그에서 보여줬던 타격감은 절정에 달했다. 시즌 내내 불안하다며 지적받았던 수비에는 한점 빈틈이 없었다. 2024년 11월14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 구장을 찾은 팬들은 김도영(KIA)의 활약을 마음껏 즐겼다. 적어도 이날만큼은 신이 부럽지 않았다. 그야말로 ‘김도영 올마이티’였다.
김도영은 이날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쿠바와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홈런 2개 포함 4타수3안타 5타점 2득점의 ‘원맨쇼’를 펼쳤다. 한국은 김도영과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선발 곽빈(두산)의 호투에 힘입어 쿠바를 8-4로 완파하고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전날 대만전에서 패배 속에서도 2루타 포함 3타수1안타 1타점 1볼넷 1도루로 자신의 ‘다재다능함’을 마음껏 뽐냈던 김도영은 이날 쿠바를 상대로 전혀 흔들림 없이 경기에 임했다.
김도영의 상대는 이번 시즌 일본프로야구(NPB) 퍼시픽리그에서 11승5패 평균자책점 1.88로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차지한 ‘에이스’ 리반 모이넬로였다.
3번·3루수로 선발 출장한 김도영은 1회말 1사 2루에서 맞은 첫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이는 이후 펼쳐질 대활약을 위한 발판에 불과했다.
2회말 모이넬로는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잡아놓고도 3연속 안타로 선취점을 내준 뒤 홍창기에게 볼넷을 허용해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신민재에게 몸맞는공을 던져 밀어내기로 추가점을 내줬다.
이렇게 모이넬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김도영이 등장했다. 김도영은 흔들리는 모이넬로의 초구가 높은 코스로 들어오는 것을 놓치지 않고 잡아당겼고, 공은 왼쪽 펜스를 크게 넘어가는 만루홈런이 됐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쿠바 좌익수가 쫓아가는 것을 포기했을 정도였다.
이는 김도영의 성인 국가대표 첫 홈런이기도 했다. 프로 선수가 주축으로 나선 야구대표팀을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중국전에서 4회와 5회 박건우(NC)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나란히 만루홈런을 친 뒤 처음으로 한국 타자가 친 만루홈런이다. 김도영에게 일격을 당한 모이넬로는 결국 3회말 시작과 함께 유스니엘 파드론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한 번 불이 붙은 김도영의 방망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5회말 1사 후 맞은 세 번째 타석에서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친 김도영은 자신의 빠른 발을 이용, 과감하게 2루까지 진루했다. 쿠바 우익수가 급하게 2루로 송구해봤지만 김도영이 더 빨랐다.
김도영은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맞은 4번째 타석에서 또 한 번 홈런을 쳤다. 파벨 에르난데스 브루세를 상대로 또 초구를 공략, 왼쪽 펜스를 넘기는 솔로홈런을 쳤다. 이날 경기 두 번째 홈런이었다.
김도영은 수비에서도 타석에서 보여줬던 것 못지 않은 호수비들을 펼쳤다. 2회초 야디르 드레이크의 총알 같은 타구를 점프해 잡아내더니, 5회초 무사 1·2루 위기에서는 헤안 왈테르스의 3루수 강습 타구를 엄청난 반사 신경으로 잡아냈다.
김도영은 이번 시즌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자주 보여왔다. 실책을 무려 30개나 저질러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공격에서 워낙 눈부신 활약을 보여줬기에 부각되는 일이 그리 없었지만, 분명 아킬레스건이긴 했다. 하지만 김도영은 국내 무대보다 더 큰 국제 무대에서 조금의 긴장도 없이 자신의 약점까지 완벽하게 수정하는 모습을 보이며 큰 경기일수록 더 강해지는 ‘강심장’임을 증명했다.
한국야구에 정말 오랜만에 걸출한 인재가 나왔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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