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공수주 ‘원맨쇼’···한국, 쿠바 꺾고 슈퍼라운드 ‘불씨’
쿠바에 8 대 4 승리 ‘1승1패···15일 일본전
‘미쳤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김도영이 제대로 터졌다. 만루홈런 포함 2홈런에 호수비. 공격적인 주루까지. 야수가 할 수 있는 걸 다했다. 말 그대로 ‘올마이티’ 김도영이다.
프리미어12 야구 대표팀이 14일 김도영의 불방망이를 앞세워 쿠바를 8-4로 꺾었다. ‘칠 수 있겠나’ 우려가 가득했던 일본프로야구(NPB) 최고 선발 라이반 모이넬로를 2이닝 만에 일찌감치 내려보냈다. 대표팀은 쿠바전 승리로 전날 대만전 패배의 충격을 털어냈다. 슈퍼라운드를 향한 불씨도 다시 살려냈다.
김도영은 1회 첫 타석 삼진으로 물러났다. 1-2 불리한 카운트에서 공 2개를 연달아 커트해냈지만, 6구 변화구에 타이밍을 뺏겨 헛스윙했다.
2회 2번째 타석, 김도영의 방망이가 화끈하게 터졌다. 최원준의 내야안타와 신민재의 몸에맞는공 밀어내기로 선제 2득점, 이어진 2사 만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초구 바깥쪽 높은 커브를 그대로 잡아당겼다. 맞는 순간 모두가 홈런을 직감한 타구였다. 쿠바 좌익수 로엘 산토스가 제자리에서 한 발도 움직이지 못하고 왼쪽 담장을 크게 넘기는 타구를 바라만 봤다.
김도영의 만루홈런으로 대표팀은 6-0으로 크게 앞서며 초반 확실하게 승기를 잡았다. NPB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1.88)에 오른 ‘쿠바 특급’ 라이반 모이넬로를 맞아 고전할 거란 예상을 뒤엎고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대만인 주심의 다소 좁은 스트라이크 존에 모이넬로의 집중력이 흐트러진 걸 놓치지 않았다. 2사 후 문보경의 2루타로 시작해 8번 박성한과 9번 최원준의 연속안타 등 하위타순에서 찬스를 만들었다. 홍창기의 볼넷과 신민재의 사구로 이어간 찬스에서 김도영이 초반부터 KO 펀치를 날렸다.
김도영의 방망이는 경기 내내 쉴 새 없이 돌아갔다. 5회 2루타를 때렸다. 우익수 앞 단타로 끝날법한 타구였지만, 쿠바 수비가 순간 방심한 틈을 타 쏜살같이 2루로 내달렸다.
끝이 아니었다. 7회 김도영이 또 담장을 넘겼다. 이번에도 초구를 후려쳤다. 7-1에서 다시 1점 달아나는 쐐기포였다. 이날 김도영은 4타수 3안타 2홈런 5볼넷 2득점이라는 화려한 숫자로 박스스코어를 채웠다. 메이저리그(MLB)를 향해 확실하게 쇼케이스를 했다. 김도영이 언제쯤 해외진출 자격을 얻는지 MLB 각 구단 스카우트들이 새삼 체크를 해야 하게 생겼다.
수비에서도 빛이 났다. 2회초 2사에서 3루선상을 그대로 뚫어내는 듯하던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5회초 무사 1·2루 실점 위기에서 라인드라이브 강한 타구를 다시 막아냈다. 2차례 강습 타구 호수비뿐 아니라 이번 시즌 최다 실책 기록이 무색할 만큼 경기 내내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다. 7회에도 아웃을 잡아내진 못했지만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그대로 빠져나가는 듯하던 땅볼 타구를 몸을 날려 막아냈다.
새 얼굴들로 다시 꾸린 하위 타선도 제 역할을 다했다. 2회 대량득점 찬스를 하위 타선에서 만들었다. 6-0으로 앞서던 6회 추가 득점도 하위 타선에서 나왔다. 전날 대타 홈런을 쳤던 나승엽이 볼넷을 골라내 선두타자 출루에 성공했다. 도루로 2사 후 2루 찬스를 만들었고, 최원준이 적시타를 때렸다. 이날 9번 중견수로 나선 최원준은 2회초 적시타에 이어 이날 적시타만 2개를 기록했다. 김도영의 만루홈런에 최원준의 적시타 2개까지, KIA 타자 2명이 7타점을 기록한 셈이다.
김도영이 대폭발한 가운데 마운드도 제 역할을 다했다. 선발 곽빈이 물집 부상으로 내려가기 전까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소형준, 곽도규, 이영하, 김택연, 정해영, 박영현이 나머지 5이닝을 막았다. 성인 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김택연이 백투백 홈런으로 3실점 했지만, 나머지 투수들은 모두 무실점 피칭을 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