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보고있나' 김도영 그랜드슬램+쐐기포 대폭발! 류중일호 첫 승, NPB 에이스 앞세운 쿠바 눌렀다 [대만 현장리뷰]
류중일(61)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14일 오후 6시(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쿠바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2차전에서 8-4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예선 전적 1승 1패를 기록,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률을 이루게 됐다. 한국은 15일 타이베이돔에서 열리는 일본과 3차전에서 승리해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슈퍼 라운드 진출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대표팀은 전날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개최국 대만과 예선 1차전에서 3-6으로 패배했다. 스코어로는 격차가 크지 않았지만, 일찌감치 대만에 분위기를 넘겨줬다. 한국은 선발 고영표(KT)가 2회 천천웨이에게 만루홈런, 천제시엔에게 2점 홈런을 맞아 0-6으로 스코어가 벌어졌다. 4회 2점을 올린 후 7회 나승엽(롯데)의 대타 홈런이 터졌으나 따라잡지 못했다.
그러나 쿠바전은 전날과 정반대의 흐름으로 갔다. 선발 곽빈(두산)이 초반 쿠바 타자들을 상대로 위력적인 공을 뿌려 실점을 억제하는 가운데, 2회 말 2점을 선취한 후 김도영의 만루홈런까지 터지면서 순식간에 큰 점수 차 리드를 잡았다. 김도영은 이날 7회에도 홈런을 터트리며 4타수 3안타 2홈런 5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대회 전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서 주목한 선수다웠다.
이에 맞서는 쿠바는 로엘 산토스(좌익수)-요안 몬카다(3루수)-에리스벨 아루에바레나(유격수)-알프레도 데스파이네(지명타자)-아리엘 마르티네스(포수)-야디르 드레이크(우익수)-요엘키스 기베르트(중견수)-안드리스 페레스(포수)-진 왈터스(2루수)가 나섰다.
이날 한국은 일본프로야구(NPB)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인 리반 모이넬로를 상대했다. 최고 시속 158㎞의 강력한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커브를 주무기로 삼는 그는 올해 선발로 전환, 163이닝 동안 11승 5패 155탈삼진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매우 까다로운 상대임에는 틀림없었다.
이어 2회에도 2사 후 기회를 만들었다. 박동원과 나승엽이 연달아 범타로 물러났지만 문보경이 모이넬로의 커브를 공략,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트렸다. 이어 박성한도 결대로 밀어친 안타를 터트렸고, 2루 도루에 성공하며 2사 2, 3루가 됐다.
여기서 9번 최원준이 모이넬로의 공을 밀어쳤다. 유격수가 다이빙 캐치로 막아냈지만 1루로 던지기는 늦었고, 3루로 던졌지만 박성한은 3루 베이스로 먼저 돌아왔다. 전날과 달리 선취점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홍창기와 신민재가 연속 4사구를 기록해 밀어내기로 한 점을 얻은 뒤 김도영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장쾌한 그랜드슬램을 터트렸다. 순식간에 스코어는 6-0이 됐다. 쿠바 외야수들이 포기할 정도로 잘 맞은 타구였다. 결국 모이넬로는 2이닝 6실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마쳤다.
2회 이후 한동안 소강상태였던 타선도 6회 점수를 추가했다. 첫 타자 나승엽이 볼넷으로 출루한 후 송성문과 박성한이 각각 뜬공과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그 사이 나승엽이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어 최원준의 우익수 앞 안타 때 나승엽이 절묘한 슬라이딩으로 홈인, 한 점을 도망갔다.
침묵하던 쿠바도 7회 초 곧바로 따라갔다. 8번 페레즈가 바뀐 투수 이영하를 상대로 3루 강습 내야안타로 출루한 후 왈터스와 산토스가 각각 포수 박동원과 1루수 송성문의 실책으로 나가며 무사 만루가 됐다. 이영하가 우익수 직선타와 삼진으로 2아웃을 잘 잡았지만, 데스파이네의 땅볼을 처리하지 못하고 내야안타가 되면서 한 점이 더 들어왔다.
이후로도 한국과 쿠바는 계속 점수를 주고받았다. 7회 말 한국은 김도영이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트리면서 도망갔지만, 쿠바 역시 8회 초 김택연을 상대로 기베르트(2점)와 비날레스(1점)의 백투백 홈런으로 3점을 추격했다. 그러나 정해영이 8회 아웃카운트 세 개를 실점 없이 막았고, 9회 올라온 박영현까지 이닝을 삭제했다.
타이베이(대만)=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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