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하도급 의혹’…경찰, 차선 도색 업체 압수수색

고민주 2024. 11. 1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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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어두운 밤에도 차선을 뚜렷하게 구분하기 위한 도색 작업에는 전문 인력과 장비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행정당국이 관급 공사로 실시하는 이 사업에 자격이 없는 업체들이 참여해 불법 하도급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경찰이 관련 업체들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나섰습니다.

보도에 고민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벗겨진 횡단보도 선을 다시 칠하는 도색 공사 현장입니다.

유리알을 섞은 페인트를 끓인 뒤 차선을 그려냅니다.

어두운 밤에도 빛을 반사해 선을 쉽게 구분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섭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행정당국이 발주한 차선 도색 공사만 전체 260여km 넘는 노선에 사업비도 17억 원이 넘습니다.

차선 도색 공사에는 전문 장비와 인력이 필요해 입찰 등을 통해 업체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지난해 차선 도색 사업을 따낸 업체는 관련 장비가 없다고 말합니다.

[차선 도색 사업 참여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는) 장비는 없죠. 빌려 오든지 이제 하는 거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도장 면허만 있으면 입찰에 참여할 수 있어, 사업을 따낸 업체가 시공 능력이 있는 업체에 재차 시공을 맡겼던 겁니다.

사실상 불법 하도급이 이뤄진 겁니다.

[차선 도색 시공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불법 하도급이 되는 거예요. 장비가 없는 업체가 입찰이 되면 (대신) 시공해 주잖아요. 관행처럼 돼 있거든요. (입찰 된 업체가 공사비) 30% 먹는 거지."]

경찰은 차선 도색 공사에 불법 하도급이 만연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습니다.

우선 도내에 차선 도색 시공을 할 수 있는 전문 장비와 인력이 있는 업체 4곳을 특정했습니다.

이 업체들이 관급 공사 낙찰 받은 업체의 명의를 빌려 시공한 것으로 보고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경찰은 최근 해당 업체 4곳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을 실시했습니다.

실제 시공 업체들은 당초 특수시공이 필요한 공사를 도장 면허만 있으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행정당국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차선 도색 시공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다 알고 있어요 공무원들은. 뻔히 행정에서는 어느 업체가 하는 걸 알아요. 도장 공사 업체 중에서 차선 도색하는 업체가 2%도 안 될 거예요. (장비 없는 업체가) 될 확률이 거의 99%죠."]

경찰은 압수수색 자료 등을 토대로 불법 하도급을 비롯한 수사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고민주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고민주 기자 (think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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