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 158년 만에 상설전시실 마련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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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창고에 보관돼 특별전에서만 모습을 보인 외규장각 의궤를 일반인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게 상설 전시하는 공간이 처음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마련됐습니다.
프랑스에서 동그란 스티커를 붙이고 써둔 'N.F. CHINOIS'라는 글씨가 비단 표지 한 귀퉁이에 남아 있지만 고(故) 박병선 박사를 비롯한 각계 각층의 노력 끝에 고국에서도 볼 수 있게 된 이 의궤의 상설 전시실이 158년 만에 마련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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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인 모임 'YFM' 비용 지원
그동안 창고에 보관돼 특별전에서만 모습을 보인 외규장각 의궤를 일반인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게 상설 전시하는 공간이 처음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마련됐습니다.
조선 왕조 기록 문화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의궤(儀軌)는 국가나 왕실이 주요 의식과 행사를 치른 뒤 모든 과정을 기록한 일종의 종합 보고서입니다.
오래 보전하기 위해 강화도에 외규장각을 마련하고 보관했지만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 군대가 약탈해 간 뒤,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한동안 중국의 도서로 분류돼 있다가 2011년에 145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서적이 외규장각 의궤입니다.
프랑스에서 동그란 스티커를 붙이고 써둔 'N.F. CHINOIS'라는 글씨가 비단 표지 한 귀퉁이에 남아 있지만 고(故) 박병선 박사를 비롯한 각계 각층의 노력 끝에 고국에서도 볼 수 있게 된 이 의궤의 상설 전시실이 158년 만에 마련된 것입니다.
의궤는 한 번에 2∼9부를 만들었는데, 그중 1부가 왕이 보는 '어람'(御覽) 용이었습니다. 어람용은 다른 의궤와 달리 귀한 옷에 쓰는 초록 비단으로 표지를 만들고 황동 장식으로 꾸몄습니다.
외규장각 의궤는 총 297책이며 이번 첫 전시물로는 총 8책을 만날 수 있습니다.
병자호란 이후 종묘의 신주를 새로 만들고 고친 일을 기록한 유일본 의궤인 ‘종묘수리도감의궤’와 1686년 인조의 계비 장렬왕후에게 존호(尊號)를 올린 과정을 기록한 '장렬왕후존숭도감의궤'가 전시됐습니다.
또 조선 19대 왕 숙종이 치른 세 번의 가례(왕실 가족의 혼례 등)를 기록한 의궤 3책과 숙종의 승하부터 삼년상을 치르는 절차를 기록한 의궤 3책이 공개됐습니다.
박물관 측은 1년에 4차례 전시 의궤를 교체한다는 계획입니다.
별도의 의궤실 조성을 담당한 김진실 학예연구사는 전시실 공개를 앞두고 열린 간담회에서 "올바른 정치를 예로 구현하고자 했던 독창적 기록물인 의궤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디지털 책'을 마련해 관람객들이 직접 책을 넘겨보며 한자로 기록된 의궤 원문을 쉽게 이해하도록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외규장각 의궤실은 국립중앙박물관을 후원하는 모임인 국립중앙박물관회와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 친구들(YFM)의 도움을 받아 완성했습니다.
YFM은 50세 이하 경영인들이 2008년 결성한 모임으로, 전시실 조성 비용 전반을 지원했습니다.
YFM 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병준 컴투스 의장은 오늘(14일) 언론공개회에 참석해 "2021년 YFM이 후원한 '사유의 방'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을 대표할 수 있는 전시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외규장각 의궤실은 내일(15일)부터 관람할 수 있습니다.
[김문영 기자 kim.moonyoung@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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