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없었던 수능…최상위권 눈치 경쟁은 치열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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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불수능’이라 불렸던 지난해보다 전반적으로 쉽고,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대신 ‘엔(n)수생’ 증가에 따라 최상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날 입시업계와 수험생들의 평가를 종합하면, 영역별로 국어·수학·영어 모두 대체로 쉬웠다는 평가다. 영역별로는, 1교시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는 쉽고, 지난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거나 약간 더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교육방송(EBS) 현장교사단 소속 한병훈 천안중앙고 교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올해 9월 모의평가의 출제 경향을 유지했고, 전체적으로 지난해 수능보다 쉬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입시업계에서는 국어가 대체로 평이하게 출제돼 큰 변별력은 가지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2교시 수학 영역 또한 체감 난이도가 지난 9월 치러진 모의평가와 비슷한 것으로 분석됐다. 교육방송 현장교사단 소속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9월 모의평가와 같은 체감 연계를 느끼게 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였다”며 “수능까지 착실히 공부해온 학생들은 9월과 비슷한 체감으로 시험을 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변별력 확보를 위해 공통과목·선택과목에서 일부 어려운 문제들이 출제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다수 자연계 학생과 상위권 학생들이 선택하는 ‘미적분’ 과목 등이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수학의 전체적인 표준점수는 높게 형성되고, 국어는 이에 비해 낮을 것이기 때문에 입시를 좌우하는 것은 수학일 확률이 크다”고 설명했다.
3교시 영어 영역은 출제진과 입시업계의 평가가 엇갈렸다. 교육방송 현장교사단 소속 김예령 대원외고 교사는 “작년 수능보다 쉽게 느껴질 것”이라며 “평소 글을 읽을 때 어휘의 정확한 의미를 알고 글의 중심 문장을 찾는 연습을 꾸준히 한 수험생이라면 대부분의 지문을 이해하고 정답을 찾는 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종로학원은 “전반적으로 지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들로,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게 출제됐다”며 “영어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이 용이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봤다. 다만,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는 “지난해 수능과 올해 6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쉽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탐구 영역은 다른 과목에 비해 다소 어렵게 출제돼 변별력을 보완할 것으로 분석됐다.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는 “탐구 영역에선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 지구과학, 생명과학 등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과목이 비교적 어렵게 출제돼 국어, 영어, 수학에서 최상위권 변별력 문제를 보완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난이도에 대한 수험생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수험생 김제민(경신고 3학년)군은 “국어가 좀 쉬워진 것 같다. 변별력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용빈(중앙고 3학년)군은 “국어는 평이했고 수학은 미적분이 어려웠다. 탐구가 6월·9월 모의고사보다 어려웠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채훈(대신고 3학년)군은 “까다로운 문제가 일부 있었지만, 킬러 문항은 전혀 없었다. 전반적으로 쉬운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입시업계는 전반적으로 평이한 수준이어서, 최상위권에서 입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원중 대성학원 실장은 “고득점자가 촘촘하게 몰리면서 최상위권 인원이 많아져 눈치작전이 치열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총점으로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하는 정시 모집의 특성상 ‘한줄로 세우는’ 변별력은 문제가 없다고 본다”면서도 “1~2점이 당락을 좌우하는 최상위권에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고나린 기자 me@hani.co.kr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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