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신드롬에 여성 국극 뜬다… 여든의 배우도 다시 무대로
“국가무형유산 지정 다시 도전할 것”
드라마 ‘정년이’의 인기에 힘입어 여성 국극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가운데, 국극 전성기에 활약했던 여든 안팎의 배우들이 직접 무대에 서는 특별 공연이 열린다.
국가유산진흥원(원장 최영창)은 내달 3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 민속극장 풍류에서 여성국극 특별 공연 ‘한국 최초 여성 오페라, 전설(傳說)이 된 그녀들’을 연다고 14일 밝혔다. 국가유산진흥원은 “원로배우와 신진 배우가 함께 ‘여성국극단’의 원형을 재조명하는 무대”라고 했다.
광복 이후부터 1950~60년대까지, 여성 국극(國劇)은 이른바 ‘사생(死生)팬’들이 목숨 걸고 배우 뒤를 쫓아다니고, 올리는 공연마다 매진 사례를 기록하던 당대 최고의 인기 공연 장르였다. 여성 판소리 명창 박녹주(1905~1979)가 당시 국악 단체들의 남성 중심 운영에 반발해 여성국악동호회를 조직하고, 1948년 춘향전을 창극으로 바꾼 ‘옥중화(獄中花)’를 공연한 것을 그 시작으로 보는 것이 통설이다.
이후 오페라 ‘투란도트’를 번안한 ‘해님과 달님’ 흥행 뒤 1950년대 국극은 남역(男役) 배우로 이름을 날린 임춘앵(1923~1971)과 함께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극단이 난립하며 작품 질이 떨어지고, 임춘앵의 뒤를 잇는 스타 양성이 여의치 않았던 데다, 텔레비전 등 새로 등장한 매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1960년대 이후 급격히 쇠락했다.
이번 여성국극 특별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1부는 홍성덕, 이옥천, 허숙자 등 원로 배우들을 초청하여 대담 형식의 토크 콘서트. 김혜정 판소리학회 회장이 진행을 맡아 여성국극의 태동과 전성기, 원로 배우들의 활동 시절 에피소드 등을 들려준다.
2부에서는 여성국극 ‘선화공주’ 무대가 펼쳐진다. ‘선화공주’는 1950년대 인기를 끌었던 여성국극 중 하나로, 백제의 서동과 신라의 선화공주가 고난을 극복하고 부부의 연을 맺는다. 국립창극단 창악부 악장 김금미 배우가 서동 역할을 맡았다. 국극 1세대 이미자(79), 남덕봉(79) 원로 배우는 극중 악역인 ‘석품’과 감초 역할인 ‘길치’를 각각 맡아 다시 무대에 선다.
국가유산진흥원은 14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이번 공연에 참석한 국극 1세대 원로 배우들의 간담회도 열었다. 홍성덕(80) 한국여성국극예술협회 이사장을 비롯, 남덕봉(79), 이미자(79), 이옥천(78) 배우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선 국극이 2018년 국가무형유산 지정에 도전했으나 좌절된 일도 언급됐다. 홍 이사장은 “여성 국극의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달라. 무형유산 지정 신청도 다시 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에도 국극 부흥을 위한 노력은 꾸준히 있어 왔다. 특히 지난해 8월엔 경기도 안산 문화예술의전당 상주단체인 여성국극제작소(대표 박수빈)가 안산문화재단과 함께 1, 2세대 국극 원로배우들과 3세대라 할 박수빈(39), 황지영(31) 배우 등이 함께 무대에 오르는 ‘여성국극 레전드 춘향전’ 공연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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