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신안 섬마을에”…2억 기부한 재일교포
58년 전 전남 신안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자수성가한 재일교포와 그의 일본인 부인이 모두 2억원을 고향에 기부했다. 전남에서 재외국민이 1억원 이상을 기부해 ‘아너 소사이어티’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들 부부가 처음이다.
신안군은 14일 “재일교포 부부가 신안의 고향마을에 각각 1억원씩 총 2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주인공은 신안군 안좌면 출신 오상채씨(81)와 그의 일본인 부인 아사이 노리코(78)다.
이들 부부는 지난 12일 신안군청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식을 했다. 이 자리에서 오씨는 “고향마을 주민들에게 직접 혜택이 갈 수 있는 사업에 기부금을 사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1억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기부를 약정하면 가입할 수 있다. 오씨는 1억원을 한꺼번에 기부했고 부인은 5000만원을 기부하고 5000만원은 5년에 걸쳐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전남에서 재외국민이 고액을 기부해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한 것은 오씨 부부가 처음이다.
오씨는 1966년 일본 오사카로 건너가 한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이후 자수성가한 오씨는 오사카에서 ‘백운대’라는 이름의 한정식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오씨는 한국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1997년 한국 외환위기 때 오씨는 오사카의 재일교포들과 함께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했다. 1998년에는 고향 인근의 국립목포대학교에 장학금으로 2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오씨의 한국 사랑에 공감한 부인도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남편의 성을 따라 ‘오노리코’라는 한국 이름을 만들었다. 이들 부부는 지난 12일 안좌면사무소에서 처음으로 ‘주민등록증’ 발급을 신청했다. 안좌면에는 오씨의 형제들이 살고 있다.
이날 일본으로 돌아간 오씨는 “부모님께서 늘 ‘받는 사람이 아닌 주는 사람이 되라’고 하셨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고향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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