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범호 “장현식 빈자리, 황동하·김도현이 충분히 메울 수 있어”
“젊은 투수들 기용해 필승조 5명”
유승철·김기훈도 좋은 구위 보여
이범호 KIA 감독은 지난 11일 LG와 계약한 투수 장현식과 전화로 인사를 나눴다. “감독님 죄송합니다”라고 수화기 너머 고개 숙인 장현식에게 이 감독은 “그동안 고생 많았고 LG 가서도 잘해라. 축하한다”고 새출발을 축복했다.
필승계투조로서 KIA 통합우승의 중심에 선 투수를 다른 팀에 내준 것은 사령탑에게 큰 아쉬움이다. 기존 투수 자원에 여유가 있으니 그렇게 큰 피해는 없지 않으냐는 평가도 현장의 체감과는 거리가 있다.
이 감독은 최근 기자와 통화하면서 “불펜에서 던질 투수들은 충분히 있지만 팀의 중심에 있던 투수가 나갔으니 약해지는 부분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선수들이 충분히 메워주면 별문제 없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부상 같은 변수도 생각해야 하니까, 75이닝 던졌던 투수 자리를 어떻게 막아야 하나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구상은 시작됐다. 이 감독은 “올해처럼 필승조가 5명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젊은 투수들이 최선을 다해 메워주기를 기대하며 찾아보겠다”고 했다.
KIA는 올해 좌완 곽도규가 최소 1이닝은 맡을 수 있는 강한 투수로 성장하면서 전상현과 마무리 정해영까지 경기 후반 7~9회를 책임질 필승조 3명은 갖고 있었다.
그러나 시즌을 치르면서 생길 여러 변수들을 대비하고 투수들의 과부하 방지를 위해 이길 때 투입될 투수를 5~6명은 확보하는 것이 이 감독의 올해 출발점이었다. 내년도 마찬가지다.
KIA는 최근 몇년 새 젊은 투수들이 성장하면서 투수 자원은 충분해졌다. 필승조 최소 5명 확보를 위해 필요한 두 자리의 1순위 후보도 눈에 띈다.
원래 필승조였던 좌완 최지민이 시즌 막바지에 컨디션을 회복했고 국가대표로 프리미어12 대만전에서 2.2이닝을 완벽하게 던졌다. KIA는 또 한 자리를 놓고 우완 황동하(왼쪽 사진)와 김도현(오른쪽)을 염두에 두고 있다. 내년에 한 명은 올해처럼 선발로 뛰고 한 명은 중간으로 이동해 장현식의 자리를 채우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감독은 “둘 다 선발도 해봤고 중간도 던져본 투수들이다. 황동하가 올해 103.1이닝, 김도현이 75이닝을 던졌다. 장현식이 던졌던 몫(이닝)은 둘 다 충분히 해줄 수 있다”며 “유승철과 김기훈도 좌우 타자 안 가리고 잘 던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른 젊은 투수들도 구위로 봤을 때 20~30이닝씩은 던질 투수들이 있다고 본다. 과감하게 기용해서 내년에 만들면 또 필승조가 한 명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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