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5.1% 인상’ 임금협약 잠정 합의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전경.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삼성전자가 14일 2023·2024년 임금협상에 잠정 합의했다. 지난 여름 전삼노가 삼성전자 역사상 최초로 한 달 남짓 총파업을 벌이는 등 큰 내홍을 겪은 끝에 11월이 돼서야 잠정합의에 도달했다.

삼성전자와 전삼노는 14일 보도자료를 내어 2023·2024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2023·2024년 임금교섭을 병합해 지난 1월 교섭을 시작한 지 10개월 만이다.

잠정합의안을 보면, 노조가 주관하는 총회(교육)에 조합원이 참석하는 경우 8시간 한도로 유급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또 자사 제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패밀리넷 200만 포인트를 전 직원에게 지급한다. 임금인상률은 회사가 노사협의회 사원대표와 협의해 결정한 임금조정률인 5.1%(기준인상률 3%·성과인상률 평균 2.1%)로 합의했다. 이밖에 1일 2시간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유급기간을 32주로 확대하고 배우자 출산휴가 분할 횟수를 2회에서 최대 3회로, 난임휴가를 기존 5일에서 6일로 늘렸다. 다만 확대된 난임휴가 1일치에 대해선 무급으로 한다. 전삼노는 잠정합의안과 관련해 이날부터 21일까지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과반수가 찬성하면 잠정합의안은 확정된다.

전삼노는 지난 5월 삼성전자 창사 55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을 선언했고, 한 달 뒤인 지난 6월 파업 선언에 따른 첫 연가 투쟁, 지난 7월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후 전삼노는 교섭대표노조 지위가 유지되는 1년 동안 회사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해 지난 8월 교섭이 중단됐다가, 지난달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확보해 회사와 교섭해왔다.

삼성전자는 “이번 임금협약 타결을 노사 화합의 계기로 삼아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했고, 전삼노는 “단체교섭 및 곧 다가올 2025년 임금교섭에서도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