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쿠팡이츠, 영세업체 수수료 9.8%→2%

이선아/이슬기 2024. 11. 1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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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플랫폼, 음식점주 등이 참여한 '배달앱 상생협의체'가 출범 115일 만에 상생안을 내놨다.

배달앱 상생협이 14일 공개한 제12차 회의 결과에 따르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이르면 내년 초부터 3년간 입점업체의 중개수수료를 2.0~7.8%로 낮추기로 했다.

이 최종안에서 쿠팡이츠는 중개수수료 2.0~8.8%를 제시했지만, 이날 회의에서 논의한 결과 배민과 동일한 상생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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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만에 극적 합의
점주 배달비는 일부 올리기로
"정부, 수수료 개입 나쁜 선례"

배달 플랫폼, 음식점주 등이 참여한 ‘배달앱 상생협의체’가 출범 115일 만에 상생안을 내놨다. 현행 9.8%인 중개수수료를 거래액에 따라 2.0~7.8%로 낮추는 게 핵심이다. 열두 차례 회의 끝에 어렵게 이뤄낸 합의지만, 일각에선 정부가 플랫폼 기업의 수수료 결정에 사실상 개입한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비판도 나온다.

배달앱 상생협이 14일 공개한 제12차 회의 결과에 따르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이르면 내년 초부터 3년간 입점업체의 중개수수료를 2.0~7.8%로 낮추기로 했다. 앞서 11차 회의에서 두 회사는 마지막 상생안을 제출할 시간을 달라고 상생협 측에 요청했고, 지난 11일 최종안을 냈다. 이 최종안에서 쿠팡이츠는 중개수수료 2.0~8.8%를 제시했지만, 이날 회의에서 논의한 결과 배민과 동일한 상생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그 대신 점주들이 부담하는 배달비는 일부 올리기로 했다. 지금은 거래액과 상관없이 지역에 따라 1900~2900원이지만, 앞으론 △거래액 상위 35%는 2400~3400원 △35~50%는 2100~3100원 △그 이하는 1900~2900원을 내는 식으로 바뀐다.

업계에선 이번 안을 통해 영세업체 부담이 변경 전보다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하위 20% 구간인 업체에 수수료를 2.0%까지 낮추는 안은 기존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결정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 밖에 상생협은 소비자 영수증에 중개수수료 표기, 최혜대우 요구 중단, 배달기사 위치정보 공유 등에 합의했다.

지난 7월 출범한 상생협은 3개월 넘게 수수료 인하를 논의해왔다. ‘수수료 5% 상한제’ 도입을 고수하는 입점업체 측과 매출에 직결된 수수료를 낮출 수 없다는 플랫폼 측이 팽팽히 맞서 평행선을 달렸다. 이날도 수수료 상한제를 고집해온 한국외식산업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일부 업체 관계자가 회의 도중 퇴장해 소상공인연합회, 전국상인연합회, 공익위원 등만의 찬성으로 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플랫폼이 만족할 만한 안을 내지 않으면 입법을 검토하겠다”는 정부 압박 속에 합의가 이뤄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상생안 도출에 실패할 경우 수수료 상한제를 입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상생협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도 이날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상생안이) 법적 강제성은 없지만,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시정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고 했다.

상생안 도출과 별개로 배달앱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압박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회의 직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영세 소상공인들이 체감하는 수수료 부담 경감 효과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상생안 도출과 별개로 배달 플랫폼을 상대로 진행 중인 사건은 엄정히 조사해 법 위반 행위를 신속히 시정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배달앱들이 시장지배적 위치를 이용한 가격남용 행위를 했는지 조사 중이다.

이선아/이슬기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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