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가 앗아간 태완의 꿈…유족, 특별근로감독 촉구

안승길 2024. 11. 14. 20:0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S 전주] [앵커]

몽골에서 건너와 24년 넘게 한국인이 되길 꿈꾼 청년이 중대 재해로 숨졌습니다.

손에 잡힐 듯한 희망 대신 갑자기 찾아온 비극에, 유족은 진상 규명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안녕하세요. 저는 몽골에서 온 서른 두 살 강태완이라고 합니다. 다섯 살 때 어머니랑 같이 한국에 왔고 경기도 군포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타이반'이란 이름보단, 한국 이름과 우리말이 익숙했습니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품었지만, '미등록 이주 아동'의 굴레를 벗기 위한 인정 투쟁을 거듭했습니다.

또래보다 10년 늦게 대학에 갈 수 있었고, 김제의 한 특장차 업체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거주 비자를 얻게 된 태완.

[김사강/이주와인권연구소 연구위원 : "전자공학 분야 전문 기술자가 되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어서 빨리 한국 국적을 취득해 강태완으로 사는 것이었습니다."]

시민이길 바란 청년의 꿈은 한순간 사그라들었습니다.

건설 장비 사이 몸이 끼어 목숨을 잃은 겁니다.

입사 8달, 그토록 기다린 비자를 받은 지 다섯 달도 안돼 찾아온 비극입니다.

[이은혜/고 강태완 씨 어머니 : "그렇게 위험한 일 시켜놓고. 다치면 보호해 줄 옷도 없고, 왜 아무도 도망칠 수 있게 도와주지 않았어요?"]

모두 2만여 명으로 추정되는 미등록 이주 아동.

정착을 향한 성실한 분투의 희망이던 태완의 빈자리가 유달리 큰 이유입니다.

[정영섭/이주노동자평등연대 집행위원 : "체류 자격에 저당 잡히고 산업 안전이 부실한 현장에서 안타깝게 생명 잃은 청년의 초상이 너무 처절합니다."]

유족은 기계 결함과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 진상을 밝히기 위한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조사해 주세요, 밝혀주세요! 아들 억울함 풀어주세요."]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

안승길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